"환율하락 여파 수출·내수 동반 부진 우려" [2014 더벨 경영전략 포럼]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원자재 수입 업종은 수혜"
박창현 기자/ 권일운 기자공개 2014-06-26 16:04: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25일 16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율 하락으로 수입 물가가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고용 악화로 내수 소비 시장이 둔화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경제 구조 특성 때문에 내수와 수출 동반 부진이 우려된다는 진단이다. 다만 중간재와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고 외화표시외채가 많은 기업들은 원화 절상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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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로 수출 물량이 크게 줄어든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내수 소비 시장도 침체된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이 환율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는 전략 역시 국내 고용과 소비 부문에 있어 악재가 되고 있다.
오 연구위원은 "수입 물가는 원화가 고평가되기 시작한 2012년 중반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고용이 불안정하고 실질 소득 증가율도 낮은 수준이 유지되면서 오히려 내수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수를 지탱하는 서비스업이 여러 규제로 인해 원화 절상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점도 소비 침체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외국인들의 주식 투자 자금이 원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었다. 외국인 순매수액은 최근 2년간 크게 늘었다. 지난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8개월 동안 외국인 순매수액은 5조 5980억 원을 기록했다. 이후 같은 해 5월까지 3개월동안 외국인 순매수액이 9조 6890억 원으로 증가했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던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도 외국인들은 15조 3230억 원의 자금을 더 국내 증시에 투입했다. 오 연구위원은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면, 종합주가지수가 2050 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환율은 1020원 선이 무너지고 1010원 초반대에서 형성될 가능성에 높다고 지적했다.
환율 하락에 따라 업종별로도 희비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간재나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석탄과 석유, 전자기기 업종들은 수혜가 예상되는 반면 자동차 등 수출 주도 기업들은 실적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외화표시외채가 많은 업종도 원리금 상환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환율 변동성의 향방이 결정되는 시점은 3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9월 유럽 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으로 풀리는 자금 중 4조~5조 원가량이 국내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때 한국은행은 국내 경제가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의 여부를 따져 환율 대책을 가동할 것으로 오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오 연구위원은 "통상 외국 자금은 주가 상승과 환차익을 동시에 고려하는데 통상 주가와 환차익을 포함해 25% 정도의 수익이 나면 자금 회수에 나선다"면서 "외국 자금이 막대하게 유입되는 시점에 한국은행과 외국인 투자자가 기싸움을 벌이겠지만, 환율조작국 지정에 영향을 주는 IMF보고서 발행 시점이 6월인 까닭에 한국은행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 연구위원 발표 전문
환율이 급락할 때마다 언제나 논쟁이 생긴다. 급락해도 괜찮다, 안된다는 논쟁이다. 환율이 떨어지면 실질구매력이 늘어서 내수가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한다. 교과서에서도 나오고 실제로도 그렇다. 단, 고용과 소득이 동일하면 실질구매력이 올라간다.
2013년 10월부터 2월 초까지 4조 원 정도, 2월부터 지금까지 4조 7000억 원 정도 들어왔다. 외국인들은 그 나라 통화가 평가절상 될 거라고 생각하는 나라에 들어가야 돈을 번다. 주가상승에 환율까지 고려한다. 과거에도 돈이 들어왔다가 나갔다가 했다. 주가가 15% 오르고 원화가 10% 절상됐을 때 25%의 평가이익이 났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팔고 나갔다. 항상 그런 패턴이다. 25% 정도 이익 나면 팔고 나가는 것 같다.
6~7월 정도가 변곡점이라고 본다. 6월 전후해서는 외환당국이 개입을 어려워한다. 6월에 IMF보고서가 나온다. 각국의 환율정책을 평가하는 보고서인데, 그 보고서가 9월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에 반영된다. 보고서 영향으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환율협상을 해야 한다. 그래서 6월 전후해서 외환당국이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걸 너무 잘 알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한국경제가 어느 정도를 감내할 수 있느냐를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 외국인과 환율당국의 기싸움이 생긴다. 감당이 불가능하다면 외환시장에 개입할거다. 그러면 환차손 발생하니까 외국인들이 돈을 빼거나 투자를 덜 할거다.
개인적으로는 9월이 피크일 것 같다. 9월에 LTRO가 시행되면 유럽 캐리자금이 4조에서 5조 원은 들어올 거다. 한국은행에서 한국경제가 감내 불가능하다고 보고 강력한 계획에 들어갈 것 같다. 그러면 환차손 우려가 있어서 들어오는데 신경을 쓴다. 미국에서 내년 중반정도에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미국에 큰 변화가 온다. 엔원 환율은 더 떨어지면 외환위기 직전까지 간다. 외환위기 원인이 2005년부터 원화가 떨어진 거였다. 그나마 2004년까지는 엔원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후에는 그냥 놔뒀다.
환율 하락하면 좋은 측면도 있다. 물가가 안정되고 외자도입 많은 기업들 원리금 상환부담이 줄어든다. 부정적 영향은 수출이다. 우리나라가 해외 공장을 지어서 해외가공을 많이 한다. 이걸 보태면 수출이 엄청 늘어나는 것과 다름없다. 경상수지가 갑자기 100억 달러 늘어난 것도 그 영향이다. 올해 보면 200억 달러 차이 날거다. 통관기준 무역수지 차이는 약 40억 달러였는데, 국제상품수지는 100억 달러로 60억 달러가 차이났다.
한국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그렇게 됐다. 그래서 과거와는 다른 시각으로 경상수지를 접근해야 한다 경상수지 데이터를 보고 환율을 생각할 때 예전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 앞으로는 경상수지와 상품수지 볼 때는 환율수지가 왜곡될 수 있으니까 통합 무역수지를 봐야할 걸로 예상한다. 97년 전에도, 2004년~2008년에도 흑자가 적자로 돌아서면서 위기가 왔다. 지금도 경상수지 700억 달러라고 많다 한다. 과거 수준으로 보면 500억 달러 정도 될거다. 그런데 내년 정도에 역전이 올 거라는 이야기가 있다. 게다가 미국에서 금리인상까지 하게 되면 신흥시장국 요동치게 될 것이 걱정된다.
긍정적 영향은 원자재 수입가격 하락이다. 외화표시채 많은 업종은 상환부담 완화된다. 고용과 소득의 영향이 적을 때 실질 구매력이 증가한다. 수입비중 높은 업종인 석탄, 석유, 전력, 가스 등이 수혜 입는다. 부채 많은 운송업도 수혜다. 수입물가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2012년 중반부터 원화수입물가 하락률이 높게 나왔다. 최근에는 달러표시물가가 일부 증가로 돌아섰는데도 원화표시물가는 내린다. 이렇게 되면 실질구매력이 늘어나지 않을까 한다. 문제는 취업자가 감소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까 이야기한 전제가 맞지 않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 비중이 많다. 현대차 생각해보자. 국내에서 약 450만 대 생산한다. 국내 수요는 200만 대 안된다. 나머지 전부 수출한다. 450만 대 생산해서 150만 대 소비하고 300만 대 수출하는데, 여기 충격이 가면 납품업체 고용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환율하락해서 내수 진작시키자는 방안은 오히려 내수를 위축시킬 수 있다. 환율 하락하면 내수 올라가는 건 맞다. 그건 고용이 유지되는 범위 안에서다. 그 범위를 넘어가면 내수도 충격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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