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위기 속, 기회요인 있다" [2014 더벨 경영전략 포럼]테이퍼링 후속 미진·원화강세 장기화..항공·해운↑, 원화표시채 '긍정적'
김장환 기자공개 2014-06-26 16:00: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25일 17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수출 위주의 국내 경기 전망에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 환율 하락에 휩싸인 국내 대기업들이 고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내수 소비 시장의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다만 원자재 등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업체들에게는 원화 강세가 또 다른 기회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국내 기업들과 투자자들은 불안한 환율 전망 속에서 어떤 대응전략을 세워야 할까.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은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원화 강세 등 대외 경영변수와 대응전략'이란 주제로 '2014 경영전략 포럼'을 열고 원화 강세 장기화가 국내 경기 전반에 미치고 있는 부정적 파급효과와 긍정적 면모 등을 조명해봤다. 동시에 국내 기업과 금융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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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럼에서 원화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공통된 의견이 나왔다. 9월, 10월 등 환율 하락의 최저점은 각기 다른 시기를 짚었지만 원화 강세를 누그러뜨릴 만한 변수는 향후 몇 개월간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특히 미국 테이퍼링 종료가 예상되는 올해 말 연방준비제도(FED)의 후속 정책에 따라 달러 강세 효과가 나타날 여지는 있지만 그 반등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11월경 종료가 예상되는 연준의 테이퍼링(출구전략) 후속 조치의 논의 과정에서 달러/원 환율의 일시적 반등은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원화의 준 안전자산 지위와 적정환율 재평가 등 영향을 볼 때 1000원 선으로 재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출구전략 이후 확대 정책을 내놓더라도 자국의 고용률 불안 등 부정적 대외요인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우선 연준은 대차대조표(B/S) 축소를 분리하고, 금리조정에 초점을 맞춘 출구전략의 '넥스트 스텝'을 고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어떤 정책을 내놓아야 할지 공통된 의견(컨센서스)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트 출구전략의 불확실성은 달러 강세를 이끄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재정부진 심화와 고용 불안은 달러 강세를 제한적으로 만들 것이란 해석이다.
장 연구위원은 이를 근거로 달러/원 환율은 10~11월 테이퍼링 종료를 앞두고 반등을 보일 여지는 있지만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원 환율이 1000원 초반 선으로 재차 하락할 가능성이다. 이후 장기간 비슷한 수준의 환율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원화 강세의 장기화 가능성은 국내 경기에 그만큼 압박이 지속될 것이란 부정적 해석으로 이어진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경제 구조의 특성상 환율 하락은 상당수 대기업들에서 수익성 부진을 부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은 고용을 축소하는 형태로 대응에 나설 수 있다. 비록 수입 물가가 낮아지더라도 국내 소비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부를 수 있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환율이 떨어지면 실질 구매력이 개선돼 내수가 좋아진다는 것은 교과서적 설명"이라며 "국내 경제 시장은 수출비중이 높기 때문에 오히려 내수가 둔화되는 결과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수익성 감소에 따른 고용창출 하락, 이로 인한 내수 소비시장 위축 가능성 때문이다.
오 연구위원은 외국인 주식 투자 자금의 국내 유입도 원화 강세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외국인 순매수액은 5조5980억 원이었다. 2013년 5월 3개월새 외국인 순매수액은 9조6890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후로도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10월 말 기준 15조3230억 원까지 늘었다.
오 연구위원은 환율 변동의 향방이 결정되는 시점을 올해 9월 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시행이 예상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시중에 풀리는 자금이 얼마나 국내에 유입되느냐에 따라서 환율의 등락이 결정될 것이란 예측이다. 외화 유입액의 규모에 따라 한국은행은 국내 경제가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를 따져 환율 대책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를 기점으로 환율이 반등 기미를 보이지 못한다면 원화 강세는 장기화 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ECB의 LTRO 및 테이퍼링 후속책 등에서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한다면 내년까지도 달러 약세 분위기는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이로 인한 원화 절상 충격은 국내 상당수 기업의 경영환경에 장기간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원화절상이 기업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해외매출 규모와 원재료 수입 비중에 따라 좌우된다"며 "해외매출이 높으면 원화절상에 따른 수익 악화가 두드러지지만 원재료 수입의존도가 높다면 생산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지적했다. 중간재나 원자재 수입 비중인 높은 사업들의 경우 원화 강세 속에서 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얘기다.
이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의 장기화가 예상됨에 따라 향후 섬유·의복·철강·가전·선박업은 상당한 충격파를 입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건설·식료품·운송업은 충격이 제한적이고 되레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중간재나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고 제품 차별화가 큰 사업군일 수록 원화 절상 충격이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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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포럼은 대기업 재무 및 전략 담당 임직원, 금융회사 임직원, 투자은행(IB) 업계 종사자 150여 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 선임연구위원(사진·아래)이 사회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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