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어짜기'식 실적개선…"지속가능성 낮다" [은행경영분석 2014년 상반기]②대손비용 감소+판관비 억제…"기준금리 인하시 NIM반등 소지 줄어"
송주연 기자공개 2014-08-18 08:28:18
이 기사는 2014년 08월 13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수익성이 상당 부분 개선됐지만 '쥐어짜기' 실적 개선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장사를 잘 해서 이익이 늘었다기보단 대손비용이 감소하고 신규부실 발생이 줄어든데 따른 외부적 요인과, 판매관리비 통제를 통해 이익을 방어한 것이라는 분석이다.◇일회성 요인 소멸 주효
올 상반기 국내은행의 총 당기순이익은 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조7000억원과 비교해 1년새 1조원이 늘었다. 특히 올 1분기 순익이 1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2분기 순익은 2조4000억원으로 2조원대를 회복했다. 2분기 신규부실 발생이 감소하면서 대손비용이 전년보다 1조원 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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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관계자는 "과거 실적과 비교하면 올 상반기 실적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비정상적으로 좋지 않았던 과거 실적에 대한 정상화 수준"이라며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리되지 못했던 부실이 지난해 일시적으로 반영되면서 대손비용이 커졌으나 올해는 부실이 정리되고 신규부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2분기) 2조원대의 순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2조원대 순익은 은행들이 최소한의 예대마진만으로도 벌어들일 수 있는 수준이어서 상반기 실적이 두드러지게 좋은 성과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2년까지만 해도 국내은행의 당기순익은 분기당 평균 2조원을 거둬들여 연간 8조원 이상의 순익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2012년 이후 계속된 저금리 기조로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고 STX그룹 추가부실 발견, 경남기업 워크아웃 등으로 지난해 대손비용이 크게 늘면서 분기당 순익이 1조원대로 주저앉았던 것이다. 올해 2분기 2조원대 순익을 회복했지만 상대적으로 대손비용 부담이 줄면서 순익이 과거 수준을 회복했을 뿐 영업실적 개선에 따른 순익 증가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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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1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000억 원, 전년 동기보다는 무려 1조 원이 줄었다. 지난해 말 대손비용이 3조5000억원까지 치솟은 후 서서히 낮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2012년 이후 분기당 평균 대손비용인 2조7000억원과 비교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기업 부실에 따른 충당금 부담은 지난해 말과 올 1분기까지 이미 반영이 끝났고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신규부실이 거의 없어 2분기 대손비용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주요은행 CIR 낮추기 '안간힘'
상반기 은행권 실적개선에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요인은 비용절감이다. 시중은행들은 이익감소를 막기 위해 판관비 억제에 주력했다.
올 상반기 신한·우리·국민·하나은행의 평균 총영업이익경비율(CIR)은 54.43%로 지난해 상반기 54%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4대 은행의 CIR은 지난해 3분기 후 급증했으나 올해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우리은행은 CIR이 1분기 56.18%에서 상반기 58%로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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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지난해보다 판관비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신한은행의 판관비는 지난해 상반기 1조3614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3502억원으로 0.8%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판관비는 1조7162억원에서 1조7007억원으로 0.9% 줄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판관비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8%, 2.3% 증가에 그쳐 상승을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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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판관비 감축과 같은 쥐어짜기 식 비용절감은 은행 수익성 향상의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려워 보인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판관비 감축을 통한 실적개선은 일시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는 있으나 지속 가능성은 낮다"며 "궁극적으로 순이자마진 상승 등 영업을 통한 실적개선을 이뤄야 하지만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NIM이 반등할 소지가 줄어 상반기 실적 반등을 이어가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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