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일감몰아주기 부담 덜었다 일감 수혜 오너기업 '현대위스코' 합병..지분 희석돼 공정위 규제 탈피
박창현 기자공개 2014-08-22 08:45:00
이 기사는 2014년 08월 20일 11: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계열사 합병 거래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칼날을 피했다. 그룹 일감 지원 받고 있던 개인 소유 계열사를 더 큰 규모의 계열사와 합치면서 지분율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자동차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와 현대위스코, 현대메티아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 배경에 대해 금속소재 가공 역량 강화 기반을 마련해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3사는 모두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해 있다. 긴밀한 수직 계열화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탓에 윤준모 사장이 3사 대표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 합병을 통한 생산 및 운영 효율성 향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번 합병 결정으로 지배구조 역시 큰 변화를 맞게 됐다. 그 중심에는 현대차 그룹의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과 현대위스코가 있다. 현대위스코는 대표적인 오너 소유의 일감 수혜 계열사다. 지난해 매출 6135억 원 가운데 66%에 해당하는 4050억 원을 계열사 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다. 현대자동차가 1732억 원으로 가장 많은 일감을 제공했고, 다른 부품 계열사인 현대파워텍과도 1000억 원이 넘는 매출 거래가 이뤄졌다. 다음으로 기아자동차(589억 원)와 현대위아(503억 원) 순이었다.
안정적인 그룹 일감은 고속 성장의 발판이 됐다. 현대위스코는 지난해 6135억 원의 매출과 21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30.3% 증가했다. 최근 5년 기준으로 연 평균 10% 대의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위스코 최대주주는 정의선 부회장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2005년 지분 57.87%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현대위스코는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등극하자 마자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해 집중적인 시설 투자에 나섰다. 생산능력이 향상되자 더 많은 내부 일감을 부여받았고, 자연스럽게 매출 성장세도 탄력을 받았다.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을 취득한 첫 해인 2005년에 총 1611억 원어치의 내부 일감을 받았다. 전년도 1051억 원과 비교해 600억 원 이상 일감이 늘었다. 내부 거래가 늘면서 전체 매출도 전년 대비 68.2% 증가한 2718억 원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게 되면서 2007년 매출 3000억 원의 벽을 넘어섰고, 4년 뒤인 2011년에는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6135억 원의 매출로 설립 후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도 900억 원이 넘게 쌓였다.
하지만 공정위 일감 규제 이슈가 발목을 잡았다. 오너 지분율이 높은데다 수 천억 원 규모의 내부 일감까지 받으면서 현대위스코는 지난해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경제 민주화를 표방하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 노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대응 방안이 마련될 것이란 관측이 시장에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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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끝에 현대차그룹이 꺼내든 카드는 바로 현대위아와의 합병이었다. 자산 규모가 10배 이상 큰 계열사로 흡수되면서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율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실제 합병이 마무리되면 정의선 부회장 지분율은 1.95%까지 낮아진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상장사 30%·비상장 20% 지분 소유)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셈이다.
결국 이번 합병을 통해 정의선 부회장은 공정위 규제를 피하는 동시에 그룹 핵심 부품사 지분 확보를 통한 영향력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결과를 얻게 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공정위 규제 대상 계열사였던 삼우와 이노션, 현대엠코에 대한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진행한데 이어 정의선 부회장 개인회사 성격이 강했던 현대위스코까지 손을 댔다"며 "이제 지배구조 핵인 현대글로비스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마지막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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