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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 현금창출력 급락..조달 본격화 CP 잔액 4500억, 만기 1년 육박…적자 구조 뚜렷, 차입 확대 예상

황철 기자공개 2014-10-21 11:27:5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17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미포조선이 급격히 떨어진 영업현금창출력을 만회하기 위해 자금조달을 크게 늘리고 있다. 조선업황 불안으로 영업이익, EBITDA,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 전환하자 기업어음을 통해 부족자금을 마련하는 일이 잦아진 것.

만기가 거의 1년에 육박할 정도로 길어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단기자금수요 이상으로 조달 필요성이 증가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대미포조선은 2011년까지만해도 연말 기준 금융부채 자체가 없는 완벽한 무차입 상태를 유지해왔다. 2012년부터 차입금 잔액이 남았지만 지난해말까지도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상태를 나타냈다.

2010년 무려 1조 원에 달하던 현금성자산은 최근 1000억 원 대로 급격히 줄었다. 영업현금흐름도 대규모 마이너스 상태에 봉착했다. 앞으로 시장성 조달의 확대를 예상케 하는 대목.

◇ 기업어음 확대, 만기 거의 1년

현대미포조선은 14일과 16일 각각 1000억 원씩 총 2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기업어음 시장에서 조달했다. 만기는 10개월, 11개월로 거의 1년에 가깝다. 최근 나온 기업어음 중 가장 만기가 긴 편이다.

단순 단기자금수지 매칭용이 아닌 본격적인 차입 성격으로 해석된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달에도 25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했다. 당시 만기일은 12월에 맞췄었다. 결산기 일시상환을 통해 재무제표상 차입금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발행물은 내년 하반기까지 재무제표에 남을 전망이다. 그만큼 자금 조달 필요성이 커졌다는 뜻. 이로써 현대미포조선의 기업어음 잔액은 4500억 원으로 늘었다.

현대미포조선

현대미포조선의 단기조달 확대는 재무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왕성한 영업현금창출력으로 10여년 이상 이어온 무차입 경영의 실질적 종료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현대미포조선은 2001년 7월 보증사채 1000억 원 발행을 끝으로 2011년까지 약 10년간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서지 않았다. 은행권 대출도 2003년까지만 잔액을 남겼고 이듬해 모두 현금으로 상환했다. 완벽한 무차입 경영을 지속해 온 셈이다. 순차입 마이너스 행진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이상 계속됐다.

하지만 조선업 장기 불황의 여파가 최근 몇년 사이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주 물량이 급감하자 영업으로 들어오는 돈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잉여현금흐름이 대규모 마이너스 상태로 전환했다. 경영에 필요한 현금이 크게 부족해졌다는 뜻이다.

결국 현대미포조선의 현금성자산은 상반기 말 기준 1531억 원까지 줄었다. 영업현금흐름과 잉여현금흐름도 각각 -59억 원, -568억 원으로 적자 상태에 빠졌다.

◇ 현금흐름 저하, 향후 조달 늘 듯

앞으로도 조선업황의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조달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업으로 현금을 제대로 창출하지 못하면 결국 외부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대형 조선사 중 우수한 수준의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하지만 문제는 재무실적의 악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이라며 "향후 조선업황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해 현금창출력 부족에 따른 차입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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