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 안되는 특수강 매각방안…포스코 노림수는 FI 태그얼롱 행사, 최소 1500억 유입 구조..위로금 10% 부담됐나
김장환 기자공개 2014-11-05 08:25: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04일 15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이 가격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포스코특수강 매각이 합의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애초 계획했던 100% 지분 매각이 아닌 일부 지분만을 넘겨 가격을 크게 낮추는 동시에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과 연결고리를 남겨 투자자로 변모하는 방안이다.다만 포스코가 이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실리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에서 과연 이 같은 방안이 확정될 수 있을지는 의문시된다. 아울러 포스코특수강 노조 측에서 '꼼수'라고 비판하며 대대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세아베스틸과 논의 중인 포스코특수강 매각 구조는 보유한 20% 지분 외에 나머지를 넘기는 방안이다. 현재 포스코가 쥐고 있는 지분 72.09%에서 이를 제외한 52%가량을 넘기겠다는 얘기다. 사실상 재무적투자자(FI) 형태로 연결고리만 남겨두고 세아베스틸에 경영권을 넘겨주는 방식이다.
현재 양측이 조율하고 있는 내용에 따르면 포스코특수강 지분의 총 가치는 1조1000억 원대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8월 미래에셋 PE, IMM PE프리IPO(상장 전 지분 매각)가 포스코특수강 전환우선주를 인수할 당시 가격(주당 2만9000원)을 대입해 산정한 수치다.
이를 볼 때 세아베스틸이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52%(약 1352만 주)를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약 4000억 원 선. 부족한 유동성과 대규모 차입금 발생시 재무건전성 악화 문제로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지속적인 어필을 해왔던 세아베스틸 입장에서는 종전보다 부담이 크게 줄어든 수준의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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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방안으로 지분을 매각하기에는 걸림돌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과거 전환우선주를 받아간 PE들이 보유하고 있는 태그얼롱(동반매도권)이 문제다. 포스코가 지분을 세아베스틸에 매각하려면 이들 FI의 지분도 함께 매각 대상에 올려야 한다. 이 경우 FI들이 최소 수준에서 받아간다고 치더라도 세아베스틸이 지불해야 하는 자금은 포스코 지분 인수가와 합쳐 6500억 원가량이다.
우선 세아베스틸이 FI들의 지분을 모두 받아가는 것으로 논의가 완료된다고 하더라도 정작 포스코에 유입되는 자금 수준은 변함없이 과도하게 적다. 연간 800억 원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012년 기준)을 기록하며 재무적으로도 우량했던 회사를 단 4000억 원에 넘기게 된다는 얘기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수 있다.
정작 현재 양측이 논의 중인 방안은 세아베스틸이 FI들의 지분을 직접 사가는 쪽으로 합의점을 두고 있지도 않다. FI들이 태그얼롱을 행사할 경우 포스코에서 매각가 만큼 자금을 들여 지분을 직접 가져가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결론적으로 매각 후 포스코특수강을 포스코 48%, 세아베스틸 52% 지분을 가진 회사로 변모시키겠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게 진행될 경우 포스코에 정작 유입되는 매각 대금은 1500억 원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 안 파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셈이다. 세아베스틸에는 상당히 득이 되는 딜(deal) 구조이지만 포스코에는 별반 의미 없는 매각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구조를 짜고 있는 이유를 일부에서는 비대위의 과도한 요구에서 찾고 있다. 비대위는 현재 전 직원에 위로금 10% 지급, 5년간 전 직원 100% 고용승계를 내세우며 포스코를 몰아세우고 있다. 결론적으로 1500억 원대 자금 밖에 유입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이들의 요구를 수용해도 150억 원만 지불하면 된다. 경영권을 넘겨준 후 안정화가 이뤄지면 그때 가서 새로운 엑시트(EXIT) 전략을 구사하면 그뿐이다.
이를 두고 비대위 역시 10% 위로금을 주기가 아까워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강경 대응에 임할 것을 외치고 있다. 오는 5일경 포스코 센터로 400여 명의 직원이 상경해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세아베스틸의 실사 역시 철저하게 막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가 이 같은 방식의 매각안 혹은 매각 자체를 철회하지 않으면 어떤 방식으로든 인수전을 막아내겠다는 것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우리가 17년 동안 일궈놓은 기업을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이 날치기 형식으로 계약을 하려고 한다"며 "그동안 예고했던 포스코 센터를 비롯해 국회, 청와대 등에서 강경 투쟁으로 매각을 막을 것이고 실사 역시 진행하지 못하게 철저하게 막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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