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통합산은에 '제한적 검사권' 부여 선회 "포괄적 검사권 부여 부담…시행령 개정안 조항 유지키로"
안경주 기자공개 2014-11-26 08:34:24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5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내년 1월 출범하는 통합 산업은행에 대해 '제한적 검사권'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통합 산은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권 범위를 제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그동안 건전성 감독 차원에서 '포괄적 검사권'(임의검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최근 금융위 내부 기류가 바뀌면서 입법예고한 대로 '제한적 검사권'을 행사하는 방향을 유지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당초 계획대로 통합 산은에 주택금융공사와 동일하게 '제한적 검사권'을 부여하기로 가닥을 잡고 관련 절차를 추진 중이다. 따라서 내년부터 산업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 범위가 포괄적에서 제한적으로 바뀌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합 산업은행 출범을 앞두고 입법예고한 산업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명시한 금융위의 검사권 위탁 관련 조항(시행령 제31조)을 삭제하지 않기로 했다"며 "사실상 '제한적 검사권'을 부여하기로 한 기존 안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산업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금융위가 금융감독원장에게 통합 산은에 대한 검사를 위탁할 때, 검사의 목적과 범위 등을 서면으로 명시토록 했다. 금감원의 상시 검사가 불가능해 제한된 검사권만을 행사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는 통합 산은의 성격이 정책금융기관에 더 가까워, 정책금융공사법 시행령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합 산은의 건전성 감독을 일반은행과 마찬가지로 상시 감시체제로 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금감원이 포괄적 검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수정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정책금융기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기업은행과의 형평성 등도 고려됐다. 통합 산은이 시장형 정책금융기관 역할을 수행하지만 '제한적 검사권'을 부여받은 정책금융공사와 주택금융공사와 달리 상업은행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달 중순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더니 금융위 내부 기류가 완전히 달라지면서 당초 원안대로 '제한적 검사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금융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통합 산은에 포괄적 검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과 금감원에 일괄적으로 위탁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 나와 기존 안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산업은행이 주택금융공사 등 기존의 정책금융기관과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금감원의 검사권한을 일정정도 유지하는 방안을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산업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되면 대규모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5조 원 가까운 적자를 냈고, 2000년에는 대우계열 구조조정 영향으로 1조 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에도 STX 구조조정 등으로 1조 4474억 원의 적자를 냈다.
한편 금융위는 조만간 법제처 심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산업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은 향후 법제처 심사를 거친 뒤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효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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