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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인수전, '하림그룹-JKL vs KKR' 구도 SM그룹·한투파·도이치銀, 본입찰 불참 가능성… 예상보다 높은 인수가 부담

정호창 기자/ 이재영 기자공개 2014-12-15 08:10:5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11일 1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오션 인수전 경쟁구도가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양강 구도로 좁혀질 전망이다. 매각 측이 입찰가 하향 기준을 당초 시장 전망치보다 높이면서 인수후보들의 부담이 커져 SM그룹, 한국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 도이치은행 등의 본입찰 불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1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팬오션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SM-대한해운 컨소시엄과 한국투자파트너스-유진자산운용 컨소시엄은 최근 내부 논의를 통해 본입찰 참여를 포기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는 현재 팬오션 실사 작업도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업계에서는 도이치은행 역시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 예정된 팬오션 매각 본입찰에는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 KKR만이 참여해 2파전 형태로 인수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본입찰 흥행의 부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는 시장 예상보다 높아진 입찰 기준 때문이다. 팬오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과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는 지난달 말 팬오션 매각 방식을 '유상증자+회사채 발행' 구조로 하되 필수 유상증자 규모를 8500억 원으로 정해 인수후보들에게 통보했다. 팬오션 인수자가 8500억 원의 증자를 시행하면 58%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구조다.

당초 M&A업계에서는 팬오션 매각 가격을 유상증자액 기준 6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해왔다. 여기에 2000억~3000억 원 가량의 회사채 발행안을 제시하면 인수가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었다.

하지만 유상증자 최소 기준이 8500억 원으로 결정되면서 회사채 발행까지 포함할 경우 총 인수대금 규모는 1조 원을 훌쩍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팬오션 매각 방식이 구주 인수가 아니라 신주 발행이기에 인수자가 지불한 거래대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팬오션 내부로 들어가긴 하지만, 인수자가 조달해야 할 자금 규모가 커진다는 점에서 각 후보들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해운업 특성상 경기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아 향후 기대만큼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10월 초 970포인트 대를 기록했던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11월 들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1000, 1500포인트를 잇따라 돌파했다. 하지만 11월 중순 이후 다시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 이달 들어 1000선이 깨졌고, 10일(현지시간) 기준 911포인트까지 주저앉았다.

이런 복합적인 사정에 따라 SM그룹과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결국 팬오션 인수의사를 접었다는 후문이다. 도이치은행 역시 NPL(부실채권)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터라 입찰기준이 상향된 현 상태로는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M&A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하림그룹과 KKR은 여전히 인수의사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들 역시 본입찰 참여를 확정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M&A업계에서는 이들이 막판까지 본입찰 참여 여부를 고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림그룹은 JKL파트너스가 조성하는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일부 자금을 마련하고 나머지는 그룹 크레딧을 활용해 금융권에서 차입하는 형태로 인수구조를 짰다. 하나대투증권이 금융 주선을 맡아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다.

M&A업계 일각에서는 하림그룹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이미 본입찰 참여가 가능한 수준의 자금 확보에는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인수금액 규모가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정도로 큰 편이라 김홍국 회장이 고심 중이란 전언이다.

KKR은 KB국민은행과 손잡고 인수금융을 조달할 예정이며, 보유한 펀드를 통해 대략의 자금증빙은 마련한 상태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물을 가능한 저가에 인수해 재매각 차익을 노려야 하는 PEF의 특성 때문에 팬오션 인수 여부를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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