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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증자해도 신용등급 회복 어렵다" 크레딧업계 "부채비율 등 재무개선 효과 미흡"...한진해운 등 계열사 지원 확대 우려

민경문 기자/ 정아람 기자공개 2015-01-08 14:25:46

이 기사는 2015년 01월 07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5000억 원의 자본을 확충하지만 신용등급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부채비율이 떨어져도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실적 개선 역시 당초 기대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증자 대금이 대한항공의 자체 재무개선보다 한진해운을 비롯한 계열사 지원에 투입될 수 있다는 크레딧업계의 우려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부정적)이다. 한국기업평가가 2013년 말 가장 먼저 A-로 낮춘 이후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도 지난해 6월 이후 'A-' 평정에 동참했다. 하반기 들어 신용등급이 BBB+까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기존 등급을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유가가 급락하면서 실적 회복 추이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전격 결정했다. 대한항공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꾸준히 오른 주가가 의사결정에 한몫을 했다. 유상증자로 주가가 희석되는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신용도 개선 측면에서는 최선의 해법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유상증자로 200%포인트의 부채비율 감소와 함께 연간 200억 원의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크레딧업계의 반응은 여전히 냉정하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자금조달을 위해 그 동안 의존해왔던 회사채 및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상증자는 대한항공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였을 것"이라며 "호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A-라는 기존 신용등급이 변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부채비율이 1000%에서 800%대로 줄기는 하겠지만 이는 항공사라는 특수성을 감안해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만기도래하는 차입금 상환이 '급한 불을 끄는 수준'인 만큼 실질적인 신용등급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총 차입금이 15조 원(지난해 4분기 말 기준)에 달하는 만큼 현재 벌어들이는 수익으로는 이자를 갚기도 벅찬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는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50% 이상 늘어나는 등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이는 전적으로 유가하락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지금 당장은 한진해운과 함께 수혜를 보고 있지만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에쓰오일 지분을 매각한 만큼 더는 유가 상승 시 완충 역할을 해줄 버팀목도 사라졌다는 평가다.

이번 유상증자가 오히려 계열사 지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신용도 회복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대한항공 신용등급을 평정하는 과정에서 항상 지적했던 부분이 바로 한진해운을 비롯한 계열사 재무 지원이다. 대한항공 신용등급이 BBB+등급 직전까지 떨어진 것도 한진해운 인수 이후의 지속적인 자금 유출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 개선 또는 항공기 투자금 마련보다는 계열사를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커졌다는데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결국 자체 실적 회복과 함께 한진해운 이슈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대한항공의 신용도가 회복될 가능성은 요원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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