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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혹한기 생존전략 '다각화·원가절감' [2015 승부수]터미널·윤활기유로 종합에너지기업 발돋움...원유 도입비용 절감 집중

김익환 기자공개 2015-01-19 09:35: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15일 11: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정유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4곳의 정유사가 지난해 정유사업에서 2조 원을 웃도는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1792억 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고 4분기에도 영업흑자를 이어갔다.

문종박 오일뱅크 사장(사진)의 신년사에는 이런 '혹한기'에 대한 극복의지가 담겨 있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2014년은 유가하락으로 정유사 실적이 사상 최악을 기록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 성장하는 기업의 기틀을 마련하려면 본연의 정제사업에서 수익성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혹한기를 원가절감과 사업다각화로 극복한다는 것이다. 문 사장은 이어 "2015년은 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울한 전망...원가절감으로 수익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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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의 올해 전망은 하나같이 어둡다. 문 사장의 인식도 비슷한다. 그는 "최근 셰일오일 개발과 미국의 원유 생산확대, OPEC의 원유 감산 불발로 정제마진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가 우려할 수준까지 하락하고 있다"며 "유럽과 중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이고, 내수도 크게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올 들어 배럴당 40달러대 초반으로 주저앉았고, 40달러선도 위협하고 있다.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과 정제마진 악화로 무더기 손실이 예상되면서 오일뱅크를 비롯한 정유업계의 속도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오일뱅크는 지난해 3분기까지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흑자기조 유지의 비결로 오일뱅크는 원가절감을 꼽고 있고, 올해도 원가절감 전략을 고수해 흑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우선 설비투자 비용 절감부터 나설 방침이다. 2013년부터 ‘원가경쟁력강화 CFT(Cross Functional Team, 상호기능팀)'을 꾸려 원가절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혼합자일렌(MX)과 카본블랙 설비투자에 대대적인 투자금이 들어갈 계획인데, 설비투자를 담당하는 안전생산본부는 생산비용과 원가 요소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원유 도입비용 절감에도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콜롬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에코페트롤과 100만 배럴의 원유 도입 계약을 맺었다. 남미산 원유는 중동산 대비 배럴당 3~7달러가량 저렴한 것으로 오일뱅크는 보고 있다.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 차입금 리파이낸싱(재조달)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문 사장은 "글로벌 사업본부는 시장 흐름을 철저히 분석해 유가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단 한 푼이라도 경제성 있는 원유를 도입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미널·윤활기유에서 MX까지 이어지는 사업다각화

오일뱅크는 매출비중이 93%에 달하지만 영업이익률은 1%내외에 불과한 정유사업 비중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상업가동에 착수한 현대오일터미널과 현대쉘베이스오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오일뱅크는 현대오일터미널을 통해 정유업계 최초로 ‘상업용 유류저장사업'에 진출했다. 울산신항 남항부두의 공유수면 8만 7000㎡를 매립해 건설한 현대오일터미널은 5만DWT급 유조선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와 총 28만kl의 석유제품을 수용할 수 있는 35기의 저유 탱크를 보유한 유류저장설비다. 올해 오일터미널이 풀가동하면서, 오일뱅크 매출과 영업익에 적잖은 기여를 할 전망이다.

윤활기유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쉘베이스오일도 지난해 상업가동에 착수했다. 대산공장 내 4만 6000㎡ 부지에 자리한 윤활기유 공장은 착공 1년 6개월 만인 2014년 7월,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같은 해 9월 25일 준공식을 열었다.

윤활기유 공장은 현대오일뱅크와 쉘이 각각 6대 4의 비율로 합작한 현대쉘베이스오일을통해 하루 2만 배럴의 중유를 처리해 연간 65만 톤의 윤활기유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은 내수와 수출을 통해 연간 1조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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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쉘베이스오일 윤활기유 공장 전경

MX 합작투자도 올해 가시화한다. 오일뱅크는 지난해 롯데케미칼과 1조 2000억 원 규모의 MX사업 계약을 체결하며 합작법인인 현대케미칼을 출범시켰다. 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6대4의 비율로 출자한 현대케미칼은 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22만㎡ 부지에 MX공장을 건설한다.

MX는 방향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 공정 주원료 가운데 하나로, 합성섬유나 플라스틱, 휘발유첨가제 등을 만들 때 사용된다. 이번 투자로 MX와 경질 납사의 자체 조달을 통해 수입대체 효과만 연간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2월 17일에는 독일 카본블랙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및 신규공장 건설을 위한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합작공장은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내 8만 6000㎡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며, 카본블랙 생산규모는 연간 16만 톤에 달할 전망이고 상업가동 목표는 2017년이다.

문종박 사장은 "현대코스모, 현대쉘베이스오일, 현대오일터미널, 현대케미칼 등 여러 자회사를 통해 신규 사업을 추진 중이고 앞으로도 한두 개의 자회사가 추가로 설립될 것"이라며 "신설 자회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수익이 나고 스스로 생존할 수 있도록 강한 체질을 길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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