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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플랜트 수주 대폭 줄었다 2014년 신규 수주 12.5억달러 그쳐…대규모 공사손실 영향

강철 기자공개 2015-01-29 09:20: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27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 플랜트사업본부의 지난해 수주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추진한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공사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신규 수주량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플랜트사업본부는 지난해 12억 5600만 달러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2012년(40억 7700만 달러)과 2013년(43억 9600만 달러) 대비 70% 가량 감소한 수치다. 목표 달성률은 25.1%에 그쳤다. 플랜트사업본부는 지난해 초 수주 목표를 50억 달러로 잡았다.

조선, 해양, 엔진기계, 건설장비 부문도 2013년과 비교해 저조한 수주 실적을 냈다. 이로 인해 전체 신규 수주 규모는 2012년 이후 2년 만에 2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다른 사업 부문이 모두 65% 이상의 목표 달성률을 기록한 점을 감안할 때 플랜트 부문의 부진은 유독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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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결과다. 플랜트 부문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체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추진한 프로젝트의 부실을 수습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다보니 신규 수주를 신경 쓸 여력이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랜트 부문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사우스(Jeddah South)와 슈퀘이크(Shuqaiq) 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서만 6000억 원에 달하는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했다. 제다사우스와 슈퀘이크는 2012년과 2013년에 걸쳐 총 65억 달러에 수주한 사업으로 입찰 때부터 저가 수주 논란이 제기됐다.

현대중공업은 플랜트 부문의 부실을 수습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최길선 회장을 경영 일선에 복귀시켰다. 9월부터는 권오갑 사장을 필두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전체 임원의 30%(80명)가 퇴사했고, 추가로 과장급 이상 직원 1500명 가량을 감원할 방침이다.

대규모 손실 외에 구조조정 과정에서 플랜트 부문을 해양 부문에 통합시키기로 결정한 것도 신규 수주 감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경쟁력 강화를 위해 플랜트사업본부를 해양사업본부 산하로 통합시킨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통합을 중장기적으로 플랜트 사업을 접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발전소를 비롯한 육상 플랜트 관련 인력들은 대부분 해양(offshore) 쪽으로 넘어갔다. 플랜트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이상 신규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없는 셈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협력을 통해 플랜트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는 삼성중공업과 달리 현대중공업은 대우건설,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다른 플랜트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구조조정을 통해 본원 사업인 조선(ship-building)과 해양에만 집중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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