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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조합을 우선매수권자로‥뭘 노리나 매각 지연·노사 갈등 예고…금호고속 매각 가치 하락 유도

이동훈 기자공개 2015-02-05 14:25:57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3일 09: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이 자금력 없는 금호고속 우리사주조합을 금호고속 우선매수권자로 지정해 논란이다. 능력없는 실체를 인수자로 정한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된다.

우선매수권은 다른 인수후보에 앞서 매물을 살 수 있는 권한. 아무리 우선적으로 매수할 권리를 가졌다 손 쳐도 인수할 능력이 없다면 소용없는 권리다. 그런데 금호고속 우선매수권자를 지정할 권한을 가진 금호산업은 우선매수권자로 금호고속 우리사주조합을 선택했다. 우리사주조합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호고속 지분이 없고, 자금력도 당연히 없다. 현실적으로 인수 능력이 없다고 보는게 정상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이 점을 모르고 우리사주조합을 내세웠을 리 없다. 다른 전략이 숨어있을 것으로 시장이 추정하는 근거다.

그룹 재건을 노리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으로선 금호고속보단 금호산업 지분 인수가 먼저다. 금호고속이 그룹의 모태라곤 하지만,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되찾기 위해선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둘다 살 능력만 된다면야 우선 순위를 따지는 게 의미없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론 불가능하다는게 시장의 대체적 판단이다.

금호고속을 인수한다고 해도, 금호산업을 되찾아오지 못하면, 금호그룹의 알짜인 아시아나항공와 금호터미널을 잃게 된다. 금호산업을 인수할 때까지만이라도 금호고속 거래를 미뤄두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럴 경우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는 금호고속 대주주인 KoFC PEF 측이 제시한 가격을 사주조합이 받아들여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이다. 잔금납입은 우선매수권 행사 결정 시기부터 약 3개월 정도다. 최소 6월까지는 시간을 벌 수 있다. 이후 세부 관련 조항이나 가격 등을 문제 삼아 거래기간을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

금호고속 매각과 관련된 분쟁이 KoFC PEF와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이의 대립이 아닌, 경영진과 직원 대결로 몰아붙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전임 대표이사 해임, 신규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KoFC PEF와 우리사주조합과 금호고속 구사대 등의 임직원들 간에 물리적 충돌도 빚어지고 있다.

이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경영진과 직원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향후 금호고속의 기업가치 훼손이나, 매각 지연 등에 대한 비난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빗겨 나갈 수 있게 된다"며 "금호산업 인수를 앞두고 금호고속 매각에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호고속 매각 가치를 최대한 떨어뜨리는 것이 그룹이 노리는 숨은 노림수일 것으로 본다. M&A가 지연될수록, 노사 분쟁이 격화될수록 기업 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좀 더 가면 버스 운행을 올스톱시키는 상황까지 연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싸게 사오려고 사주조합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들이 생기고 있다.

이는 우리사주조합이 그동안 주장해온 내용과 일맥 상통하다. 우리사주조합의 조합장을 맡고 있는 양동수 부장은 KOFC IBKS 케이스톤 PEF(이하 KoFC PEF)이 금호고속을 고가에 매각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인수자로 직접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양 부장은 "PEF 먹튀를 막아야 한다"며 "고가 매각에 결사 반대한다"고 말했다.

펀드 측에서는 "금호고속에서 인수 여력이 없는 우리사주조합을 내세운 것은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우리사주조합이 우선매수권 행사자로 지정된 과정에 법적 오류는 없는지 확인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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