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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독자등급 중요성 증가, 공개는 시기상조" [2015 크레딧 포럼]바젤III, 자체 위기관리능력 강조…실제등급과의 과도한 괴리 부담

민경문 기자공개 2015-02-26 08:26:34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4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자신용등급이 최근 크레딧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를 은행업종에 곧바로 적용하기에는 현실적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바젤III 도입 이후 은행의 자체적인 위기 관리 능력이 강조되고 있지만 계열 및 정부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독자신용등급을 공개할 경우, 기존 선순위채 등급과의 과도한 차이로 인한 시장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일문 한국신용평가 전문위원
박일문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사진)은 24일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더벨 크레딧 포럼'에서 "재무 건전성이 나쁘지 않았던 은행들도 쉽게 무너진 사례가 과거에 적지 않았다"며 "결국 바젤III라는 규제 강화를 통해 은행의 자본완충력과 유동성 기준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자본완충력과 직결되는 BIS자기자본비율의 경우 은행이 직접 위험가중자산을 줄이기 어려운 만큼 유상증자 또는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기준을 맞춰야 한다.

박 위원은 "유동성 이슈는 자산별 할인율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국공채 자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자금 이탈률이 낮은 개인고객의 예수금과 외화 고유동성자산을 늘리는 것도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자본완충력 및 유동성 향상으로 은행의 위기대응 능력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자본조달 비용의 증가와 저수익 안전자산의 확대로 수익성 자체는 바젤III 하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 자본확충의 핵심 수단인 조건부자본증권은 정부지원을 배제한 등급을 기준으로 신용등급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박 위원은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이를 위해 '은행자생력 등급'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며 "특히 기존 바젤II가 변제순위에 따라서 증권별 노칭(notching) 기준이 바뀌었다면 바젤III는 손실발생 가능성 여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은행자생력 등급은 기존 선순위채 대비 1노치가 낮게 부여하도록 돼 있다. 보완자본에 해당하는 조건부 후순위채는 여기서 다시 1노치를 떨어뜨리며 기본자본인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은 2노치가 하향된다. 박 위원은 "보통주자본비율 수준, 자본비율관리 정책 그리고 배당정책을 고려할 경우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은 은행자생력등급 대비 3노치 이상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위원은 최근 도입 논의가 검토되고 있는 독자신용등급을 은행업에까지 적용하기는 무리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선순위채 등급에서 계열지원 여력만 배제하는 일반 기업의 독자신용등급과 달리 은행은 계열 및 정부 지원 가능성 모두를 빼야 한다. 이는 독자신용등급과 실제 등급과의 과도한 괴리로 시장에 상당한 오해와 충격을 줄 위험이 있다.

박 위원은 "은행의 독자신용등급은 재무안정성과 함께 법적·제도적 환경 요인도 검토돼야 한다"며 "시장 참여자들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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