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3월 10일 0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권사들에게 중국은 꿈의 무대다. G2로 대변되는 큰 시장이고 성장 잠재력도 크기 때문에 잘만 안착할 경우 이만한 행운이 없다. 이런 점에서 증권사들의 '중국 사랑'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중국 시장이 갖는 리스크를 빼놓고서라도 지나친 쏠림 현상은 시장의 발전에 한계를 가져오기 때문이다.유진투자증권은 최근 이같은 흐름을 거스르는 증권사 중 하나다. 중국 대신 일본 시장을 겨냥해 전문 증권사로 입지를 쌓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이 일본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나라와 사회구조가 비슷하고 저금리, 저성장을 미리 겪고 있어 타산지석으로 삼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설명한다. 수년 전부터 쌓아온 일본 아이자와증권과의 네트워크도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일본을 향한 발걸음은 각 부서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진다. 리서치센터는 지난달부터 일본의 기계업종에 대해 개별기업 분석을 시작했고, 해외사업팀은 KB한일롱숏펀드의 수출을 재추진하고 있다. 새로 신설한 금융상품실은 일본 금융시장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일본 금융시장의 흐름을 보고, 유망했던 상품을 찾아 국내시장에 도입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처럼 각 부서별로 접근법은 다르지만 일본 시장을 조준하고 있다는 점은 한 곳으로 꿰어진다.
그렇다고 중국을 도외시하는건 아니다. 리서치센터에서는 중국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대해 리포터를 내놓고 있고 중국펀드도 판매하고 있다. 다만 다른 증권사와 비교했을 때 일본 시장을 선점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방향에서 차이점이 있다.
그동안 많은 증권사들이 중국 시장에 출사표를 냈지만 성과는 시원치 않다. 상하이나 베이징에 사무소를 설립한 증권사들은 사무소를 폐쇄하고 있고 자산운용사들도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곳들이 많다.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 (RQFII)를 통해 중국본토채권펀드를 내놓은 운용사들도 중국의 금리인하, 원/위안 스왑 레이트 하락으로 씁쓸해하고 있다.
집에 쌀이 없으면 밖에 나가서 구해와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렇지만 모든 가장이 희망만으로 일제히 똑같은 곳간으로 달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전에 유행했던 광고 문구처럼 모두가 'YES'할 때 'NO'하는 유진투자증권의 소신이 가져올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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