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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증권의 틈새시장 선점 [thebell note]

정아람 기자공개 2015-04-03 09:34:16

이 기사는 2015년 04월 02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중국의 하이난항공 자회사 HNA인터내셔널이 국내에서 사모채권 형태로 2억 위안(350억 원)의 위안화 김치본드를 발행했다. 이는 국내에서 외국 비금융회사가 발행한 위안화 표시채권의 첫 사례다. 이 회사는 이달 말에 규모를 늘려 약 1000억 원 안팎의 김치본드를 추가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 채권의 발행을 성사시킨 건 동부증권이었다. 대형 증권사나 중국 네트워크가 강한 증권사도 아닌 동부증권이 중국 발행사를 섭외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에 업계 관계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자사 중국 네트워크를 가동해 오랜 시간 위안화 김치본드를 준비해 왔는데 의외의(?) 플레이어에게 선수를 뺏겼다는 반응도 나왔다.

동부증권의 주관 성공은 강력한 해외 네트워크 없이도 자체적으로 발행사를 발굴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가 됐다. 위안화 김치본드의 경우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 후 위안화 허브 조성 차원에서 발행 논의는 무성했지만 지금까지 이렇다할 진전이 없었다.

이번 김치본드로 동부증권이 올린 수익은 꽤 짭짤하다. 통상 국내 일반 회사채 발행 수수료가 인수금액의 0.15% 안팎인데, HNA인터내셔널이 동부증권에 지불하는 수수료율은 그 두 배를 약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DCM 분위기를 감안하면 7%라는 발행금리만큼이나 파격적인 조건이다. 수많은 중국 기업 중 발행사를 찾아내고 국내 투자자에게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알린 대가를 받는 셈이다.

오랜 기간 저금리에 목말랐던 국내 투자자들도 위안화 김치본드에 높은 호응을 보이고 있다. HNA인터내셔널의 첫 발행 이후 기관투자자들이 먼저 추가 발행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우량 중국 기업을 선점해 국내 투자자에게 선보일 수만 있다면, 하우스 역량과 규모에 상관없이 꽤 괜찮은 먹거리가 눈앞에 널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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