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4월 07일 1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2대주주인 GE캐피탈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합작 투자기간 만료로 지분 매각에 나서야 하지만 파트너십 상대방인 현대차 그룹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7일 IB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시작됐던 GE캐피탈의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지분 매각 작업은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GE캐피탈의 지분 매각은 작년 말부터 추진됐다. 매각 자문사는 골드만삭스. 당시 현대차 그룹은 회계와 법률 자문사까지 고용하며 인수 여부를 저울질했었다. 하지만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진전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차 그룹이 GE캐피탈을 파트너로 끌어들일 당시, 합작 종료시 GE캐피탈이 지분을 현대차에 팔 수 있는 풋옵션 류의 계약이 없었다. 현대카드 캐피탈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로선 다급하거나 서두를 하등의 이유가 없는 셈이다. 그렇다고 GE캐피탈로부터 더 배울게 남아 있는 것도 아니다.

몇몇 국내 사모투자(PE) 운용사가 GE캐피탈의 현대캐피탈 등 보유지분 인수를 타진하기도 했지만, 투자회수(엑시트) 방안이 마땅치 않아 인수 의사를 번번히 접었다.

FI의 경우 향후 엑시트를 위해서는 향후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거나 현대차그룹이 구주를 인수해 주는 구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대차그룹이 이 같은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거래가 정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거래 가격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도 GE캐피탈의 지분 매각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현재 GE캐피탈은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지분 43%를 각각 보유중이다.

현대자동차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장부금액으로 환산한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지분 100%의 가치는 각각 1조 2683억 원과 1조 7467억 원에 달한다. 이를 적용한 GE캐피탈 보유분 43%는 5883억 원, 7510억 원으로 두 회사 지분을 합한 전체 규모는 1조 3000억 원을 웃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인수 보장이나 IPO 추진 약정 등이 없다면 GE캐피탈이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없는 지분을 43%나 가져가는 것은 FI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결국 이번 딜은 현대차그룹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성사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GE캐피탈은 이러한 상황 때문에 현대차그룹측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GE캐피탈이 현대차그룹과 합작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계약 조건을 너무 느슨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0년 전 계약 당시 특별한 엑시트 조항 없이 합작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 가장 큰 패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