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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불화장품, 명암 엇갈린 '형제의 대결' [유통업 리포트]동생 임병철 사장이 이끄는 한불화장품 '폭풍성장'..한국화장품은 적자 이어가

장지현 기자공개 2015-04-10 08:35: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09일 08: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성상인 출신인 고 임광정 회장은 6·25전쟁 때 월남해 1961년 '화장품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모토로 한국화장품을 창업했고 이후 1989년에는 한불화장품을 설립했다. 그는 2003년 작고한 아모레퍼시픽 서성환 회장과 함께 국내 화장품 산업을 이끈 1세대 경영인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 2013년 임 회장이 별세한 후 그의 장남인 임충헌 회장은 한국화장품을, 차남인 고 임현철 부회장과 삼남 임병철 사장은 함께 한불화장품을 이끌어왔다. 형제들은 때론 선의의 경쟁을, 때론 협력하며 회사를 경영해왔다. 하지만 대세는 동생이 이끄는 한불화장품 쪽으로 기울고 있다.

◇장남의 한국화장품 VS 삼남의 한불화장품

한국화장품은 지난해 매출 763억 원, 영업손실 109억 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2% 늘었고, 영업손실폭은 16.9% 줄었다.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적자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반면 한불화장품은 지난해 매출 901억 원, 영업이익 6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8.3%, 영업이익은 799.3% 늘었다. 2013년까지만 해도 한국화장품에 실적이 뒤쳐져 있었지만, 지난해 역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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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가 운영하는 로드샵에서도 매출 및 영업이익 격차가 벌어졌다.

한불화장품이 운영하는 잇츠스킨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2411억 원, 영업이익 9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54.6%, 1037.7%씩 증가했다.

한국화장품이 운영하는 더샘인터내셔날은 매출 440억 원, 영업손실 6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2.5% 늘고, 영업손실폭은 41.3% 줄었다. 그럼에도 잇츠스킨과 더샘인터내셔날의 매출 격차는 2013년 198억 원에서 지난해 1971억 원으로 10배 가까이 커졌다.

잇츠스킨의 경우 중국시장에서 달팽이크림(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이 큰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 제품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소비자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한달 평균 50만개, 누적 판매량 500개를 돌파했다.

반면 더샘인터내셔날은 화장품 로드숍 후발주자인데다 마땅한 히트상품도 없다는 평가다.

◇한불화장품, 지나친 잇츠스킨 의존도 '흠'

한불화장품이 한국화장품에 비해 폭발적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하더라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증가한 매출의 대부분이 잇츠스킨 단일 브랜드의 성장에 의존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불화장품의 실적 개선은 잇츠스킨에 대한 내부거래 물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불화장품은 지난 2013년 잇츠스킨과 205억 원 규모의 내부거래를 했지만, 지난해에는 713억 원으로 1년 사이 508억 원 늘었다.

또 지난해 5월 한불화장품이 흡수합병한 종속회사 한불보떼도 2013년 기준 10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회사다. 따라서 한불화장품의 실적 개선은 자체적인 매출 증가 때문이 아니라 잇츠스킨과의 내부거래 증가와 계열사 합병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현재 업계 내에서는 한불화장품은 잇츠스킨을 매각하느냐 상장하느냐의 기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가치 2조원으로 평가 받는 잇츠스킨을 매각할 경우 오너일가는 두둑한 현금을 챙길 수 있지만 한불화장품의 성장동력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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