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위그선 사업 '표류' 2007년 신성장동력으로 추진…안전문제 장벽, 지난해 투자금 전액 손상처리
강철 기자공개 2015-04-17 08:18: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15일 15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위그선(Wing In Ground) 개발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안전성 문제로 위그선의 상용화가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위그선 사업에 투자한 자금을 전액 손상 처리했다.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위그선 개발 벤처기업인 윙쉽테크놀러지는 사실상의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대전과 군산에 사업 기반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경영 부재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윙쉽테크놀러지의 외부감사인인 현대회계법인은 지난해 "회사의 제한 때문에 재고 실사와 매출채권 조회 과정에서 적합한 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밝히며 감사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회사의 재무상태가 부실하거나 감사에 협조하지 않을 때 감사 의견을 거절한다"며 "(윙쉽테크놀로지의) 경영진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원만한 경영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그선은 수면 위를 일정 높이로 떠서 운항하는 선박으로 속칭 '하늘을 나는 배'로 불린다. 속도가 빠르고 연료 소모가 적다는 장점이 있어 한때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주목받았다. 정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위그선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위그선이 국가연구개발 실용화 사업으로 지정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참여했다. 한국해양연구원과 함께 5년 간 200억 원을 투자한다는 확약을 맺는 한편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영업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위그선을 기반으로 여객·물류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자 했다.
강창구 한국해양연구원 위그선실용화사업단장은 2007년 11월 윙쉽테크놀러지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까지 윙쉽테크놀러지에 약 70억 원을 출자했고, 지분 23.2%를 확보하며 2대주주에 올랐다. 2012년에는 200인승급 대형 위그선 개발을 위한 동반성장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윙쉽테크놀로지는 2012년 24억 원, 2013년 28억 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안전 인증 취득 문제가 상용화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난해 세월호 사건으로 안전에 관한 규제가 까다로워진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안전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사실상 위그선 개발을 주도했던 정부 측의 추진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도 큰 비용을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의 성공에 사활을 걸 입장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용화 테스트 과정에서 조종사가 사고를 당했던 사례가 있었고, 이로 인해 사업 추진 동력이 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며 "안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상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윙쉽테크놀로지의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투자금 전액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지난해 말 기준 윙쉽테크놀로지 지분 23.2%의 장부금액은 '0'이다. 향후 투자 계획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위그선 사업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윙쉽테크놀로지가 존속하고 있고, 당사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위그선 사업을 접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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