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5월 26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약업계에서 화장품 시장 진출은 하나의 트렌드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화장품 판매를 유지하고 있는 제약사는 몇 곳 없다. 판매를 이어 가더라도 현상 유지만 하고 있는 정도다. 영업의 달인들이 모여 있다는 제약사들은 유독 화장품 시장 진출이 순탄치 않았다.제약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복잡한 화장품 유통구조와 시장경쟁이 심한 탓도 크지만 무엇보다도 화장품 시장에 대한 이해와 전략 없이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도 품질이지만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제품 포지션닝이 중요한데, 제약사들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마치 소화제 팔 듯 시장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사가 화장품을 만드는데까지는 어려움이 없다. 성분 연구와 설비 시설을 갖춘 제약사 입장에서는 화장품 제조가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음이다. 제약사들은 화장품을 만들어 내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제대로 된 마케팅 계획조차 수립하지 않았다. 특히 화장품 판매전략을 미(美)가 아닌 '기능성'을 강조한 치료제 관점으로 접근하다보니 주 고객층인 여심을 사로잡는데 실패했다. 수분 크림 제품 하나만 해도 시중에 1000여 개의 브랜드가 유통되고 있는 화장품 시장 상황을 너무 안일하게 본 것이다.
이런 와중에 동국제약은 화장품 시장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거뒀다. 홈쇼핑에서 선보인 화장품이 2회 연속 매진을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공을 보였다.
동국제약의 성공비결은 아모레퍼시픽처럼 생각하고 LG생활건강처럼 행동했기 때문이다. 우선 화장품을 개발할 때부터 타깃층과 제품 네이밍(Naming)을 명확히 했다. 헬스케어팀 내 화장품 마케팅 전담부서를 만들고 제품을 미리 사용케 해 제품 출시 전후 소비자 여론을 수렴, 제품에 대한 학습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특히 여성 포털 사이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기능을 알리고 직접 써보게 하는 등 소비자캠페인을 강화해 입소문 마케팅도 적극 활용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제약사 색깔을 쏙 빼고 화장품 업체 입장에서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넓혀가면서 마케팅 전략을 수정·보완한 덕분에 높은 판매고를 올릴 수 있었다.
제약업체는 그간 화장품 시장의 특수한 환경을 탓하며 시장 진출 부진을 설명했다. 하지만 동국제약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마땅한 타개책이 없는 것도 아니다. 화장품 사업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화장품 사업 본연의 사업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자칫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동국제약처럼 제약사라는 틀에서 벗어나 시장에 맞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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