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상 막는 중국, 골머리 앓는 화장품업체 IPO 5월 이후 실적 타격, 규제 지속 예상...상장 시점 고민
이길용 기자공개 2015-08-10 10:03:54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7일 16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을 추진하는 화장품 업체들이 따이공(代工, 중국 보따리상) 규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숍 매출의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따이공에 대한 규제 강화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5월 이후 화장품 업체 실적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규제를 강화한 만큼 따이공 규제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화장품 업체들은 중국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서둘러 상장을 마무리하고자 했다. 다만 따이공 규제로 인한 실적 부진과 비교기업 주가 하락이라는 두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상장 시점을 고심하고 있다.
◇ 메르스 여파, 따이공 규제...브랜드숍, 5월 이후 실적 부진
올해 바이오 기업들과 함께 기업공개(IPO) 시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화장품 업체들이 5월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 5월 말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중국 관광객 유입이 줄었다. 명동 등 중국 관광객들이 집중적으로 방문하는 매장의 매출은 이전보다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 사태보다 화장품 업체들에게 더 큰 타격을 준 사건은 지난 5월부터 중국 정부가 따이공 규제를 강화한 조치다. 중국 세관 당국은 지난해 8월부터 따이공이 중국으로 보내는 화장품을 밀수로 규정했지만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지 않았다. 지난 5월부터 규제를 강화되면서 한국에서 중국으로 화장품을 대량으로 수출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중국 정부는 한국 화장품 유입을 막고 자국 화장품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따이공 규제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무역 장벽을 높인 만큼 따이공 규제는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화장품 브랜드숍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비상장사라 실적이 공시되지 않지만 대부분 5월 이후 실적이 꺾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로 매출에 타격이 있었지만 화장품 업체에게 정말 부담스러운 상황은 따이공 규제"라며 "중국에 직접 진출하지 못한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따이공 의존도가 높은데 따이공들의 수출 길이 막히면서 지난해보다 개선된 실적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 화장품업체 상장 시점 고민...중국 진출 자금 조달 계획 차질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지난해부터 따이공을 통해 엄청난 실적을 달성하면서 상장 준비에 나섰다. 화장품 업체들의 밸류에이션도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IPO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토니모리가 상장을 마무리한 이후 네이처리퍼블릭은 8월 예심을 청구해 올해 말 상장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달팽이 크림으로 엄청난 실적을 거둔 잇츠스킨도 대우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클레어스, 엔프라니, 이미인 등도 상장 계획을 세웠다.
다만 따이공 규제 여파로 실적이 줄면서 화장품 업체들은 상장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당초 화장품 업체들은 최대한 빠르게 상장을 마무리지어 조달 자금을 중국 진출에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실적이 꺾이면서 상장 시점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상장을 나서기에는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따이공 규제 이후 산성앨엔에스, 한국주철관 등 비교기업의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내는 점도 밸류에이션에는 부정적이다. 산성앨엔에스는 리더스라는 브랜드로 마스크팩을 판매하고 있고, 한국주철관은 화장품업체 엔프라니의 대주주다.
지난 5월 말 10만 원을 넘어서던 산성앨엔에스는 7일 7만 2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엔프라니의 최대주주인 한국주철관도 5월 말 주가가 2만 원을 웃돌았지만 7일 1만 505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화장품 대기업은 이미 중국 진출을 마무리지어 따이공 규제에 타격이 거의 없다"며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현재 중국 시장 진출이 미진해 상장으로 중국 투자 자금을 마련해야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따이공 규제와 비교기업 주가 하락이라는 두 가지 악재가 맞물려 빠르게 상장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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