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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證 IB의 이유있는 '비상' [2015 IB 하반기 전략]신정호 메리츠종금증권 IB사업본부장

임정수 기자/ 배지원 기자공개 2015-09-14 11:15: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0일 09: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당장은 대형사와 같은 전통IB 부문에서 경쟁해서는 살아남기 어렵다. 우리만의 강점을 살린 부문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해 수익을 극대화해 나가겠다." 메리츠종금증권 IB 수장을 맡고 있는 신정호 본부장(전무, 사진)이 그리는 IB본부의 전략 밑그림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증권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증권사다. IM투자증권을 인수하고 리딩투자증권 인수전에 참가하는 등 증권사 인수합병(M&A) 시장의 단골 매수자로 떠올랐다. 또 업계 인력들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면서 몸집도 계속 키워나가는 중이다.

신정호 메리츠종금증권 IB 본부장

무엇보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업계 최고 수준의 높은 수익성. 최근 몇년 째 두 자릿수 자기자본수익률(ROE)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ROE는 13.17%에 달한다. 증권업게 평균 ROE가 5%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다른 증권사의 2~3배 수준이 되는 셈이다.


상반기 ROE 13.17%...업계 최고의 수익성 자랑
부동산과 유동화에 선택과 집중 전략 유지
3조 원대 종금자산 활용


신 본부장은 잘 나가는 메리츠종금증권을 기댈곳 없는 불쌍한 증권사로 묘사했다. 자기자본 5000억 원 이상인 중·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은행계이거나 대기업 그룹 계열사여서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회사채 등 전통 IB 부문의 딜 발굴 측면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메리츠는 그런 캡티브가 없다는 설명이다.

기댈 곳이 없으니 잘 하는 부문을 특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살아남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선택과 집중은 여러 대안 중 취사 선택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연적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외길과 같다는 얘기다.

전통 IB 부문에서 대형사들과 경쟁하는 것은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국내 내로라하는 증권사의 IB 인력은 100~300명 수준. 대부분 기업커버리지 인력으로 기업을 전방위로 커버해 딜을 발굴해 낸다. 그에 반해 메리츠의 IB 인력은 20~30명 수준으로 물리적으로 동일선상에서 경쟁하기 어렵다.

시장 파이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전통 IB 부문 수수료 시장 파이는 연간 2000억~3000억 원 수준. IB인력이 100명,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 원 정도라고 가정하면 간접비용 등을 고려해 통상 인건비의 3배인 3000억 원이 손익분기점(BEP)으로 통한다. 시장점유율이 최소 10~20%는 돼야 이익을 낼 수 있다.

바꿔 말하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등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고 시장점유율이 10% 미만인 중소형사들은 IB 부문에서 모두 적자를 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신 본부장은 "최근 IPO 주관 수수료가 1% 미만으로 떨어진 사례가 나올 정도로 시장 파이가 비정상적으로 줄었다"면서 "그런데 약 40여 개 증권사가 똑같은 전통 IB 부문에서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또 하나의 경쟁자로 레드오션에 들어갈 수는 없다"면서 "우리가 돈을 벌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과 강력한 실행력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IB본부는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과 유동화에 집중해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IB 부문에서 약 250억 원의 수익을 냈다. 1년치 수익으로 환산하면 연간 500억 원 수준이다.

그에 반해 IB 인력의 수는 가볍게 가져가고 있다. 기업금융1팀과 2팀, 유동화금융팀, 부동산팀, 사모펀드(PEF)팀, 커버리지팀 등 6개 팀에 20~30명 정도의 인력이 전부다. 대형증권사 IB 인력 수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신 본부장은 "1인당 20억 원 정도의 수익을 낸 것"이라며 "1인당 수익 창출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했다.

대부분의 수익이 부동산과 유동화 부문에서 나왔다. 그는 "전체 수익 중 3분의1 가량이 수수료 수입이고, 나머지 3분의 2가 부동산과 유동화 부문에서 창출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종금 계정에서 꾸준히 3조 원 초반대의 우수한 자산이 축적돼 있다"며 "종금을 활용해 수익성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IB 도약 준비 착착..2~3년이면 자본요건 구비
커버리지 조직 등 종합IB 인력 투자 본격화
철저한 성과 보상으로 좋은 인력 확보


그렇다고 메리츠가 영원히 전통 IB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최근에는 종합 IB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준비를 착착 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2~3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IB 시장이 정상화되면서 시장 파이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까지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본 요건 2조 5000억 원을 충족할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도 종합IB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다. 상반기 말 현재 자기자본은 1조 2000억 원 수준. 유상증자와 순이익으로 늘어나는 자본을 합치면 올해 연말에 1조 7000억~1조 8000억 원으로 증가한다. 2000억~3000억 원의 연간 순이익을 고려하면 2017년~2018년 사이에는 종합IB를 위한 자본 요건을 구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직도 정비하고 몸 풀기에 나섰다. 신 본부장은 올해 초 IB 본부 내에 커버리지 전담 팀을 만들었다.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더라도 2~3년 후를 내다보고 사람을 키우고 경험을 쌓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업과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내년부터 전통 IB 부문의 좋은 인력을 유치하는 등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신 본부장은 "좋은 인력에 투자하고 좋은 인력이 많이 모여서 마음껏 일하고 충분히 보상을 받는게 메리츠의 핵심 문화"라고 소개했다. 최근 몇 년사이에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도 성과급 중심의 성과·보상 체계다.

성과에 대한 보상을 철저하게 한다는 메리츠의 문화는 이번 유상증자에도 적용됐다. 보통 증권사가 유상증자를 할 때 다른 증권사에 주관이나 자문을 맡기지 않고 직접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증권사는 '회사 일'이라는 이유로 성과로 인정해 주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메리츠는 최희문 대표가 직접 나서서 최근 유상증자 수수료 수준에 준하는 금액만큼 IB 부문 성과에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신 본부장은 "세심하고 합리적인 성과 측정과 보상이 좋은 인력들이 와서 맘 놓고 일하게 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신 본부장의 목표는 단순히 대형 IB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는 "톱(Top)5에 만족하지 않고 명실공히 최고의 증권사가 되는 게 우리의 꿈"이라며 "지금까지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부터 목표를 향해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신정호 메리츠종금증권 IB본부장(전무) 약력

△ 1962년 경기도 과천 출생
△ 1985년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1987년 건국대 경영대학원 졸업(경영학석사)
△ 1981년 한국산업은행 입행
△ 1996년 한국산업증권 해외투자팀장
△ 2000년 에이치앤에스파트너스(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대표이사
△ 2007년 한민족 벤처네트워크(INKE) 상임이사
△ 2010년 메리츠종금증권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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