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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현대증권 불발 가능성 인지‥매각 수면 아래로 자구안 달성 등 고려, 당장 재개하기 힘들듯

윤동희 기자/ 김일문 기자공개 2015-10-21 09:56:48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0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증권 매각은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 기존 원매자였던 일본계 금융회사 오릭스PE의 포기로 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되면서 향후 전망에 관심이 집중된다. 시장에서는 여러가지 정황상 당장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현대증권 매각은 2년 전 현대그룹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자구 계획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주채권은행이 산업은행이라는 점에서 이번 매각 불발 사태 이후 현대증권의 향방 역시 산업은행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은 거래 불발의 가능성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또 당장 현대그룹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이 다소 지연되면서 무산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었다"며 "언젠가는 다시 매각을 추진할 수 있겠지만 현대그룹이 약속했던 자구 계획을 비교적 충실히 이행하고 있어 당장 매각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매각 불발이 현대그룹이나 산업은행의 탓이라기 보다는 원매자였던 오릭스PE 내부 문제로 이뤄지지 못한 만큼 책임의 화살을 피해갈 수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판단을 내리게 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최선을 다해 매각을 추진했지만 원매자의 사정으로 거래가 무산됐기 때문에 명분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현대그룹이 적극적인 자구 계획 이행을 통해 시장과의 약속을 성실히 지켜왔다는 점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현대그룹은 산업은행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면서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현대그룹의 이 같은 기조를 산업은행도 인정, 현대증권 매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다.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현대그룹이 산업은행과 불협화음을 나타내고, 자구안 달성에도 게을리 했다면 산업은행이 현대증권 매각을 계속 밀어붙일 공산이 크겠지만 유동성 확보가 당장 시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증권 매각을 종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이 또 다른 대형 증권사인 대우증권 매각을 진행중이라는 점도 현대증권 매각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재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경영권 매각을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늦어도 이달 말에는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시작으로 매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계열사 정리를 기치로 내걸고 산은자산운용과 대우증권 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또다른 대형 증권사인 현대증권을 동시에 매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여러 정황을 종합해보면 현대증권 매각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M&A 시장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자구안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과 매각측의 의도와 상관없이 무산됐다는 점, 대우증권 매각이 맞물려 있다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현대증권 매각은 내년 이후에나 언급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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