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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경영실태 평가를 마치며 [thebell note]

이승연 기자공개 2015-11-13 09:55:21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2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달 전 저축은행 경영실태평가 시리즈 연재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걱정이 앞섰다. 시장이 재편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를 평가하는 게 이른 것은 아닌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업계에 자칫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닌지 고민이 많았다.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감독 당국의 카멜 (CAMEL) 방식을 인용했다고는 하나, 단 4개의 평가 항목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총자산순이익률(ROA), 유동성 비율, 손실위험가중여신비율)만으로 많은 이들을 평가하고 순위를 부여하는 게 옳은 것인 지 의문스러웠다.

고금리 대출채권을 늘려 ROA가 좋아진 점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도, 별다른 영업 없이 유동성 비율만 200%, 300%에 달하는 저축은행의 곳간이 탄탄해졌다고 봐야하는지도 혼란스러웠다. 때문에 정량적 지표를 기준으로 하되, 객관적 기준에 근거한 정성적 평가를 최대한 반영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토대로 54개 저축은행의 경영 실태를 일일이 분석해 본 결과 업계는 생각보다 건강했다.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부실 저축은행들이 대거 사라진 것도 있지만 살아남은 저축은행 스스로 고군분투한 결과로 보인다.

구조조정 직후 5% 대에 머물던 업계 평균 BIS 비율은 어느새 14.57%로 늘어났다. 당국의 요구 수준인 5~6%의 2~3배 높은 수치다. 영업력 회복을 가늠할 수 있는 ROA도 업계 평균치가 1%를 넘어섰다. 유동성 비율의 경우 과도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기준치인 100%를 충족했다.

무엇보다 자산 건전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전의 부실률이 워낙 높기도 했지만 그만큼 업계 스스로 엄격한 자정 노력을 펼친 결과가 아닐까 싶다. 특히 '업계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PF대출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안정적인 사업군 위주로 수익 구조를 다져가고 있는 저축은행이 많아졌다. 자산건전성의 핵심 지표인 손실위험가중여신 비율의 경우 감소세가 뚜렷했고 연체율 역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물론 업계 정상화를 말하기엔 아직은 이르다. 부실의 상흔은 여전하고 영업 여건도 갈수록 나빠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큰 악재를 잇따라 경험한 탓인지 지금의 업계는 과거와는 다르게 기초부터 탄탄하게 다지는 모습이 역력하다.

더벨은 매년 저축은행 경영실태 평가를 정례화 할 예정이다. 단순히 순위를 부여해 부실 저축은행을 발라내 보자는 것은 아니다. 좀 더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지표를 통해 업계의 성장을 있는 그대로 시장에 보여주자는 데 의도가 있다. 업계가 더욱 건강해지는 데 저축은행 경영실태 평가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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