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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두산 회장, '롯데 35년 업력' 넘어섰다 가업 기반 동대문 면세점 승부수, 롯데家 경영권 분쟁도 한몫

장지현 기자공개 2015-11-16 08:24:48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4일 22: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면세사업 경험이 전무한 ㈜두산이 1980년부터 35년간 면세사업을 해온 롯데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입지 메리트 측면에서 두산이 유리했다는 평가에서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결국 경영권 분쟁의 여파를 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청은 14일 "오는 12월 31일 특허가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면세점 특허권을 두고 신세계DF, SK네트웍스, 호텔롯데, ㈜두산 등 4개 업체가 경합했으며 ㈜두산에게 사업권이 돌아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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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 참석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4개 입찰 업체 가운데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직접 나서 면세점 입찰을 챙겼다. 박용만 회장은 지난달 26일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 참석해 "외환위기(IMF) 이후 패션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하던 동대문이 세월이 가면서 다시 빛을 잃어가며 쇠락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동대문에 새로운 희망을 심는 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두산이 할 수 있는 선관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면세점 유치를 마중물 삼아 동대문 상권을 부흥시키겠다는 포부를 직접 밝힌 것이다.

신동빈 회장 역시 지난 9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롯데면세점은 서비스업계 '삼성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을 끝까지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동대문의 입지의 강점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결국 신동빈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동대문은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명동 다음으로 선호하는 지역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1~9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90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 시내 주요 지역 가운데 동대문시장 방문율은 50%로 명동(63.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동대문 두타 반경 1.5km 이내에 흥인지문, 한양도성 성곽길, 낙산공원, 동묘, 신설동 풍물시장, 대학로 등 관광·문화자원이 몰려 있다.

관광객 방문율이 높고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나 동대문 상권 매출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동대문 상권의 연간 매출액은 12조 4000억 원으로 2002년에 비해 32% 감소했다. 두산은 동대문 일대 면세점 유치를 해결 방안으로 꼽았다.

특히 두산은 동대문과 인연이 깊다. 1896년, 지금의 종로4가 거리에 문을 연 '박승직상점'에 뿌리를 둔 두산그룹은 100년 뒤인 1999년 동대문에 두산타워를 준공했다. 면세점 후보지 두타가 위치한 동대문은 두산그룹의 110년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두산 관계자는 "동대문 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연간 710만 명으로 명동대비 80% 수준이지만 지출 규모는 약 30%에 불과하다"면서 "면세점이 들어서면 주변 상권 낙수효과로 2020년께 관광객 씀씀이가 현재의 2배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재계 내에서는 결국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0월 초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분쟁 2라운드가 본격화되면서 롯데그룹은 면세점 특허권 사수에 제동이 걸렸다.

허가제인 면세점 사업은 정부가 독과점시장을 형성해 면세사업자에게 독점 이윤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특혜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때문에 객관적 지표를 통한 평가 점수도 중요하지만 여론이 간접적으로 심사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 유치력, 보세화물 관리능력 등 사업능력을 갖고만 평가했을 때 ㈜두산이 롯데면세점에 밀리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동대문 후보지가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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