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연료전지사업 막판 '열혈투자' ㈜LG·전자·화학 등 출자·대여 잇달아, 합작사업 주도권
장소희 기자공개 2015-11-23 08:24:34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0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인수 4년차를 맞은 연료전지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영국 롤스로이스 자회사 지분을 인수해 합작형태로 사업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LG와 LG전자, 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LG그룹은 지난 2012년 인수한 연료전지 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와 자회사 LG퓨얼셀코리아에 총 394억 원의 자금을 대여했다. 자금 대여는 올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대여금은 LG퓨얼셀시스템즈의 연구·개발(R&D)비와 운영비로 쓰일 예정이다.
LG그룹은 지난 2012년 6월 영국 롤스로이스가 미국에 자회사로 두고 있던 '롤스로이스퓨얼셀시스템즈' 지분 51%를 인수하며 합작사인 'LG퓨얼셀시스템즈'를 설립했다. 롤스로이스는 발전용 연료전지 분야에서 20년 넘게 기술력을 쌓아온 회사지만 퓨얼셀시스템즈 지분과 경영권을 LG그룹에 넘기면서 현재는 LG그룹이 R&D와 경영 전반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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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을 빌려준 곳은 LG퓨얼셀시스템즈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이자 관계사인 4곳이다. ㈜LG는 지난해 74억 원 가량을 LG퓨얼셀시스템즈에 빌려줬다. 대여금 총액이 260억 원에 달한다. ㈜LG는 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이기도 하다.
LG그룹사에서 가장 많은 LG퓨얼셀시스템즈 지분(29%)을 보유하고 있는 LG전자도 자금 대여에 동참했다. 대여금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72억 원이다. 지분 18%를 갖고 있는 LG화학도 50억 원 넘게 자금을 빌려줬다. 지난해 5월 뒤늦게 LG퓨얼셀시스템즈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린 LG CNS도 최근 11억 원 가량을 대여했다.
이에 앞서 LG퓨얼셀시스템즈가 진행한 증자에도 4곳 모두 참여했다. LG전자가 72억 원, LG화학이 84억 원, ㈜LG가 57억 원 규모로 출자하며 3년 전 인수 당시 51%였던 LG그룹 계열사의 지분율은 66%까지 높아졌다.
LG그룹이 이처럼 투자에 열을 올리는 데는 LG퓨얼셀시스템즈가 개발하고 있는 연료전지 상용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LG퓨얼셀시스템즈는 현재 연료전지 프로토타입을 개발해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으로 아직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다. 기존에 상용화된 1, 2세대 제품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3세대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 기술방식을 채택한 이번 제품은 해외 유수의 에너지 기업들도 앞다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연구에 대규모 자금을 끌어다 투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합작 파트너사인 영국 롤스로이스는 LG그룹에 지분을 판 이후 추가적인 자금 대여나 출자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지난 7월에는 롤스로이스퓨얼셀시스템즈 출신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마크스콧 플레너 씨가 일신상의 이유로 합작법인을 떠났다. 34%가량의 지분을 소유했지만 당장 연료전지 사업에 기여하고 있는 게 전혀 없다. 롤스로이스의 사업 참여가 제한적인 상황이라 LG그룹의 투자에 더욱 속도가 붙은 것으로 해석된다.
LG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에너지 사업에 열의를 가지고 있고, 내부 테스트 단계까지 연구 성과를 내고 있어 막판 힘을 싣기 위한 자금 수혈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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