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구조개편' 나홀로 잠잠한 이유 2004년 지주사 전환 선제적 단행, 사업재편 요인 적어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0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핵심 자산을 떼고 붙이는 구조개혁이 하나의 재계 트렌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유난히 조용한 그룹이 있다. 재계 4위 LG그룹이다. 10여 년 전 워낙 선제적으로 사업구조를 정리해놔 특별히 손 댈 부분이 없다는 평가다.10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5대그룹 중 최근 1년 새 구조개편을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곳은 LG그룹이 유일하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한화 그룹에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과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 등을 약 1조9000억 원에 넘긴데 이어 최근엔 약 3조 원에 삼성SDI 화학부문을 재계 5위 롯데그룹에 팔며 그룹 내 화학 사업을 1년 만에 모두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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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SK그룹도 최근 CJ그룹의 케이블방송 계열사 CJ헬로비전을 1조 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2위 현대차그룹은 타 그룹과의 빅딜은 없었지만 지난 7월 현대하이스코와 현대제철을 합병하는 개편을 단행했다. 현대차그룹은 추가로 원활한 경영권승계를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도 점쳐지고 있다.
재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상대적으로 잠잠한 LG그룹에 쏠리고 있다. LG그룹은 아직까지 인수합병이나 구조개편 계획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다. 최근 LG전자가 기업설명회에서 자동차부품 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전부다. 이것도 확실한 매물이 없는 상태다.
업계는 LG그룹이 10여 년 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이미 선제적으로 구조개편을 단행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화장품 제조업체 ‘락희화학공업'(현 LG화학)이 전신인 LG그룹은 3대 회장인 구본무(사진) 회장 취임 전 조부 고 구인회 창업주와 부친 구자경 명예회장 시대를 거치며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비전 아래 종합그룹으로 성장해 왔다. 전자와 화학은 물론 유통, 정유, 건설, 식품 등 전 사업부문을 망라했다. 대단위 가족경영으로 유명한 LG그룹은 각 사업부문을 친족들이 나눠 경영했다.
하지만 1995년 구 회장 취임 후 변화가 생겼다. 구 회장은 '1등 LG'를 표방하며 그룹역량을 자신 있는 분야인 '전자'와 '화학'에 집중했다. 이는 지난 2004년 국내 최초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이어지며 완성됐다. 전환 과정에서 친족들의 계열분리로 GS그룹과 LS그룹 등이 탄생하고 LG그룹에는 전자와 화학 중심 사업만 남게 됐다. 이 체제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경영권 승계와 순환출자가 현재 구조개편을 단행하는 이유지만 LG그룹은 지주사 전환으로 두 문제를 이미 오래전 해소했다.
다만 LG그룹도 최근 주력사 LG전자가 TV와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고전하며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그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그룹 관계자는 "LG그룹이 유난히 조용한 이유는 지주사 전환으로 대규모 개편이 한 차례 진행됐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했기 때문"이라며 "다만 최근 일부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체질 개선을 위해 LG그룹도 자동차부품이나 에너지솔루션 같은 신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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