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1월 24일 07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통상임금 확대 문제를 두고 1년이 넘도록 법정 공방을 벌였다. 결과는 지난 12일 사측의 승소로 끝났다. 그런데 일주일 뒤 뜻 밖의 행보가 이어졌다. 법원 판결을 두고 서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할 줄 알았지만 오판이었다. 반대로 사측과 노조는 손을 맞잡고 일본 출장을 진행하고 있었다. 일본 제조업체의 임금체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서였다.‘법으로 따질 것은 따진다. 하지만 언제든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대화 한다'. SK하이닉스 노사의 최근 행보를 요약하면 이렇다. 맹목적인 반대보다는 합리적으로 의견차를 줄여나가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SK하이닉스 노조관계자는 "법원 판결에 일부 불합리한 점이 있어 항소를 고민하고 있다"며 "하지만 노사협의체를 통해서 해결해 나갈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측도 소송은 법리해석을 받기 위한 성격이 강했고 근본적으로는 대화를 통해 의견차를 줄여간다는 입장이다.
일본출장은 노사가 올해 하반기 설립한 노사협의체 '임금체계개편위원회' 활동의 일환이다. 특히 출장 내용이 흥미롭다. 연공서열제를 타파하고 성과주의 임금체계를 도입한 대표기업인 토요타를 방문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직원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생산직이 연공서열제를 택하고 있다. 연공서열제는 매년 자동으로 임금이 상승해 근로자에게 유리한 체계다. 하지만 저성장·고령화로 기업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리스크로 평가하고 있다. 노조도 리스크를 어느 정도 공감한 것으로 읽힌다. 물론 노사 간 ‘딜'이 성사되려면 사측도 그에 맞는 보상을 수반해야할 것이다.
SK하이닉스 노사의 진일보한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사는 지난 6월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 직원들에게 지원하기로 합의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직원들이 임금 인상분의 10%를 내놓으면 회사가 10%를 추가로 더하는 방식이다. 재계는 SK하이닉스 노사를 '상생'의 표본으로 추켜세웠다.
국내 대표기업들의 노사관계는 경직돼 있다. 노조가 아예 없거나 강성노조가 사측을 압도한다. SK하이닉스가 선진 노사관계의 역사를 써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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