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레이크, 변압기 회사 잇달아 인수한 이유 우진기전-KOC전기 통합 시너지 노리는 듯
권일운 기자공개 2016-01-13 09:24:23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7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이하 스카이레이크)가 변압기 업체 두 곳을 잇달아 인수한 배경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인수한 우진기전은 육상용 변압기, 최근에 인수한 KOC전기는 해상용 변압기를 제조하는 업체다. 이들은 서로 다르면서도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어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우진기전 인수(1200억 원)는 스카이레이크가 창사 이래 단행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거래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커 기존에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 자금과 신규 조성한 프로젝트 펀드 자금을 함께 투입해야 했다. 블라인드 펀드의 경우 단일 투자건에 투입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돼 있다. 반면, KOC전기 인수 건(770억 원)은 353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단일 기업 투자 한도를 넘어서지 않았다.
우진기전과 KOC전기는 모두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사모펀드(PEF)로 주인이 바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진전기는 김광재 회장이, KOC전기는 김두상 회장과 특수관계인들(모두 개인)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방안을 고민했지만 여의치 않아 회사 자체를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대신 두 회사 오너들은 약간의 지분을 남긴 상태로 계속 경영에 참여한다. 기존 체제 아래에서 경영 성과가 훌륭했고, 거래처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창업주가 계속 회사에 남아 있는 쪽이 도움이 된다고 스카이레이크측은 판단했다. 그래서 김광재 회장은 우진전기 지분 30%를, 김두상 회장은 KOC전기 지분 23%를 당분간 보유하고 앞으로도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실적이나 재무구조 등도 '닮은꼴'이다. 우진기전과 KOC전기 모두 두자리 수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매년 꾸준한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덕분에 상당한 규모의 자기자본을 축적한 상태다. 차입금보다 현금성자산이 더 많은 순 차입금 마이너스(-) 상태라는 점도 동일하다. 재무 지표들만 놓고 본다면 PEF가 전형적으로 선호하는 기업이라고 할 만 하다.
일각에서는 IT 전문 사모투자 운용사로 이름을 날리던 스카이레이크가 돌연 변압기 업체들을 상대로 대규모 바이아웃 투자를 단행한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우진기전과 KOC전기 모두 실적이나 재무상태, 시장에서의 영향력 등은 나쁘지 않지만 변압기라는 사업 아이템 자체가 최신 기술과는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은 조금 다르지만, 협업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변압기라는 제품이 일반 소비재가 아닌 인프라의 성격을 띠고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시장 지배력을 가진 업체를 합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논리다.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는 "변압기를 단순한 제품으로 보지 않고 발전-송전으로 이뤄지는 전력 공급 시스템 전체를 본다면 스카이레이크의 행보가 이해할 만 하다"면서 "각각 육상용 변압기와 해상용 변압이 분야에서 자체 기술과 고객층을 확보한 두 B2B업체를 동시에 인수해 컨솔리데이션(통합) 시너지를 노리는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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