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신용도 추락..그룹 후광도 무용지물 국내외 수주 부진, 등급 강등에 '부정적' 아웃룩…회사채 발행 여건도 저하
이길용 기자공개 2016-01-11 07:48: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7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의 신용등급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는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을 A로 강등했다.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아 추가 하향 가능성도 시사했다. 수주가 부진하고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차입금마저 급증하면서 당분간 신용도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회사채 시장에서의 평판 저하와 이로 인한 조달 여건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A급 발행사 중 현대차그룹 후광에 힘입어 매년 1000억 원 이상의 채권을 발행했다. 등급이 하향되면서 조달비용이 급증해 회사채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 등급 강등에 '부정적' 전망...실적 저하에 차입금 급증
지난달 국내 신용평가 3사는 기업어음(CP) 정기평가를 실시하면서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했다. 등급 전망은 모두 '부정적'으로 달았다. 수주 실적이 급감하면서 현금창출력이 약화됐고 이로 인해 재무구조가 악화된 영향이었다.
경쟁력 상실로 인한 수주 부진도 원인이었다. 2014년 4조 3000억 원에 달했던 수주 실적이 지난해 3분기까지 8300억 원으로 급감했다. 수주 감소는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년 1000억 원을 넘겼던 영업이익은 2014년 66억 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183억 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현금창출력 저하로 재무구조 역시 악화되고 있다. 2014년 1조 1874억 원이었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 8856억 원까지 급증했다. 이로 인해 순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27%에서 37%로 올랐다.
신평사들은 현대로템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의문 부호를 달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국가적으로 철도 산업에 지원을 하고 있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무역 장벽도 존재한다. 수주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철도 산업에 최저가 입찰제도가 도입되면서 현대로템의 독점 구조가 깨지고 있다.
한기평은 현대로템의 하향 트리거를 연결 기준 EBITDA마진 5% 하회, 순차입금/EBITDA 7.5배 상회로 제시했다. 한신평은 연결 기준 EBITDA/매출액 4% 미만과 조정부채비율 지표 140%를 초과, NICE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2% 미만, 순차입금의존도 45% 상회하면 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재무지표로는 하향 트리거를 건드리고 있어 등급 하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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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도 저하, 회사채 조달 어려워...A급 빅이슈어 지위 '위태'
신용도가 저하되면서 A급 빅 이슈어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0월부터 회사채 발행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BNK캐피탈 사태로 크레딧물 투심이 악화되면서 회사채 발행이 지연됐다. 지난해 12월 CP 정기평가 과정에서 현대로템 신용등급이 저하되면서 회사채 조달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은 A급 기업 중에서는 눈에 띌 정도로 회사채 시장을 많이 찾았다. 2011년 3100억 원,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1000억 원씩, 2014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4000억 원과 525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1000억 원의 수요도 모으기 힘든 A급 회사채 시장에서 현대로템의 지위는 공고했다. 현대차그룹의 후광이 크게 작용했다. 수요예측에서 매번 오버부킹을 기록했고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신평사들은 현대차그룹의 현대로템 지원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대기업 그룹이 비주력계열사들을 매각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회사채 투자자들은 지원가능성 외에 기업 자체의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최근에는 발행 계획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며 "2014년부터 이어진 활발한 조달이 앞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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