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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전망 스플릿 SC·씨티銀, AAA 지킬수 있을까 수익성 하락 등으로 영업력 훼손‥한신평만 등급 유지

이길용 기자공개 2016-02-02 08:22: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9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도가 저하되고 있다. SC은행은 지난해 말 AA+로 유효신용등급이 강등됐고 한국씨티은행은 AAA 등급을 유지했지만 2014년 말 NICE신용평가로부터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두 은행은 저금리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잇따른 구조조정으로 영업력이 훼손됐다는 분석이다. 본사의 사업 재편이 지속되면서 지원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발생한 점도 악재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구조조정 효과와 본사와의 관계에 주목하며 유일하게 등급을 AAA(안정적)으로 유지했다.

◇ SC·씨티은행, 신용도 저하...수익성 하락, 구조조정 지속

지난해부터 외국계 은행은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집중 평정 대상이 되고 있다. 수익성·시장점유율 하락, 구조조정 등 부정적인 이슈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신용도 저하를 막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NICE와 한기평은 SC은행의 신용등급을 AA+로 강등했다. NICE는 2014년 말 씨티은행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AAA(안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은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저하에 타격을 받고 있다. SC은행과 씨티은행은 2012년 이후 총자산수익률(ROA)이 0.5%를 하회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SC은행은 2014년과 지난해 모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씨티은행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이런 가운데 점포와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이 꾸준하게 진행되면서 영업력도 훼손됐다는 분석이다. SC은행은 2011년 800여 명을 명예퇴직 방식으로 내보냈고 2014년에는 50여 개 영업점을 통폐합했으며 200여 명에 대한 특별퇴직을 단행했다. 지난해 말에도 961명을 특별퇴직 방식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비용이 약 5000억 원 소요된 것으로 파악된다. 씨티은행도 2014년 전체 지점의 30%에 이르는 56개 지점을 폐쇄하고 650명 수준의 인력을 감축했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모바일 결제가 늘어나면서 수익성 유지를 위해서는 점포 및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며 "다만 국내 은행과 비교했을 때 구조조정이 급격하게 이뤄져 영업력에 심각한 훼손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 본사 사업 재편, 지원가능성 모니터링 요소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은행 산업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SC그룹과 씨티그룹은 비용 효율화를 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곳들의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SC그룹은 지난해 3분기 중국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대손비용이 증가해 1억 3900만 달러의 분기순손실을 기록했다. SC그룹은 50억 달러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한국시장 내 리테일·상업은행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도 포함돼 있다.

씨티그룹도 지난해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한국·일본·이집트·체코 등 11개 국의 소비자 금융 사업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한국씨티캐피탈은 지난해 말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에 매각됐다.

신평사들은 본사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지원가능성의 훼손 여부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그룹 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질 경우 철수를 비롯한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산업은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국가의 지원가능성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다만 외국계 은행은 본사 전략에 따라 영업 환경의 변화가 급격하게 발생할 수 있어 지원가능성에 대해서는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한신평, 두 은행 모두 AAA 평정...구조조정에 긍정적

한국신용평가는 두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AAA(안정적)으로 유지한 유일한 신평사다. 한국신용평가도 SC은행과 씨티은행의 평정 보고서를 통해 수익성 악화와 점포·인력 구조조정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다만 꾸준하게 이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은행 산업 관련 환경이 인터넷·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점포·인력 구조조정으로 인한 영업력 훼손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SC은행과 씨티은행이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변하지 않아 지원가능성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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