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또 구조조정?…부서장 25% 계약직 전환 성과주의 도입 명분…노조 "구조조정 단초"
안경주 기자공개 2016-01-27 09:45:1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6일 1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이하 씨티은행)이 본부 부서장 4명 중 1명을 전문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성과가 좋은 직원에게 높은 보상을 제공하는 '성과주의' 문화 확산을 위한 조치라는 게 씨티은행측 설명이다. 그러나 씨티은행 노동조합 등 일각에선 이번 계약직 전환 추진이 향후 구조조정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반발할 조짐이다. 지난해 도입한 신(新) 점포전략이 구조조정 사전 포석이란 의혹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계약직 전환 계획까지 더해지며 향후 노사 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씨티은행은 본점의 일부 부서장을 전문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전환을 추진하는 대상은 본점 부서장 53명 가운데 13명이다. 소비자금융 부문을 대상으로 성과가 좋고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부서장에게 전환을 제안하고, 해당 부서장이 수락하면 호봉사원(정규직)에서 전문계약직으로 바꾸게 된다.
전문계약직이 되면 성과에 따라 기존보다 많은 연봉을 받게 된다. 계약기간과 연봉의 상승폭 등은 개인별로 다르다. 계약기간은 통상 3~5년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2011년 기업금융 부문의 부서장과 직원 20여명을 전문계약직으로 바꾼데 이어 그 범위를 소비자금융 부문으로 확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이번 전문계약직 전환이 성과주의 문화 확산을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는 "정규직 직원에게는 보상을 해주는데 한계가 있어 이번 전문계약직 전환을 통해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키고 정착과 부서장 역할과 기여도에 맞는 보상을 해주기 위한 것"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과 전혀 무관하다"며 "희망하는 직원에게만 전환 기회가 부여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조 등 씨티은행 일각에선 구조조정과 무관하다는 사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반발할 조짐이다.
씨티은행 한 직원은 "희망 하는 부서장에게만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하지만 막상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직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계약직 전환은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다는 것과 같아 구조조정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은행 사측과 노조가 본부 부서장의 계약직 전환 가능 여부에 대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는 점도 갈등 요인이다. 앞서 씨티은행 노사는 본부 부서장에 대해 계약직으로 변경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다만 '극히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노사가 협의를 거쳐 계약직으로 전환한다'며 단서 조항을 달았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본점 직원의 경우 예외적으로 노사간 협의를 거쳐 전문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씨티은행 노조는 본점 부서장의 25%를 한꺼번에 전환하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등이 일부 부서장을 대상으로 전문계약직으로 전환했지만 1~2명 수준이다.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포석이란 의혹을 받고 있는 신점포전략과 맞물려 노사 갈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신점포전략을 내놓은 이후 구조조정 의혹이 확산돼 은행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전문계약직 전환 역시 구조조정 이슈로 확산되면 노사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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