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원·한국제분, 사조로 전격 매각된 배경은 복잡한 지배구조에 한국제분·동아원 통매각이 낫다고 판단
윤지혜 기자공개 2016-02-03 08:57:07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1일 18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아원이 EY한영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공개 매각 예비입찰을 눈앞에 둔 시점에 사조그룹과 전격 본계약을 체결, 시장을 놀라게 했다. 공개매각을 표방하며 공고를 내고, 30여 곳 남짓의 예비인수후보들과 비밀유지약정(CA)까지 맺으며 입찰 절차를 준비해오던 와중이라 사조로의 전격 매각 결정이 이뤄진 배경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동아원과 사조그룹은 1일 동아원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구조는 사조그룹이 한국제분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1000억 원을 투입하고, 동아원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 1000억 원 중 재무적 투자자가 600억원을, 사조로부터 자본을 확충받는 한국제분이 400억원을 각각 인수하는 방식으로 파악됐다.
사조그룹과 급격하게 본계약이 이뤄진 이유는 매각자 측에서 동아원과 한국제분을 한꺼번에 팔기 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초 동아원 채권단과 한국제분은 공개매각을 추진하면서 인수자가 원한다면 사업부문을 별도로 매각하는 방안도 모두 허용키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매각자 측은 동아원과 동아원 지분 53.32%를 보유한 모회사 한국제분과의 지배구조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분리 매각을 진행할 경우 이 지배구조를 해소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동아원과 한국제분 매각이 시작되면서 인수후보들이 속속 등장했지만, 대부분 우량 사업인 제분 사업만을 분리해 양수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룹의 제분사업은 한국제분과 동아원 양 기업에 나눠져 있는데, 출자 관계에 있는 양 기업의 지분을 정리하기 전에는 제분 사업만 따로 거래하기 쉽지 않은 구조였다.
이에 동아원은 경영권 지분 모두를 인수하겠다는 원매자가 나타나자 공식 절차를 거치는 것 보다 한 번에 파는 것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보고 전격적으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채권단 또한 이번 사조그룹의 제안으로 출자전환을 할 필요가 없어져 한결 부담을 덜게됐다.
무엇보다 사조그룹의 동아원 인수 의지가 확고했던 점이 채권은행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사조는 한국제분에 1000억원의 현금을 투여하면서 채권 은행들에 단 한푼의 채무 탕감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제분 투자 계약을 체결한 당일 1000억원의 현금 곧바로 집행하기 까지 했다. 채권은행들로서는 굳이 공개 매각 절차를 이어갈 이유가 사라져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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