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주택, 대한방직 전주공장 인수 '딜레마' 용도변경 가능성↓, 공급과잉 우려 공존…사업타당성 '의문'
김장환 기자공개 2016-02-17 08:23:34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6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영주택이 대한방직 전주공장 인수 대상자로 올라섰다. 우선협상자였던 한양제이알디가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차순위였던 부영주택이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인수 매력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여서 인수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일 지 여부는 미지수다.대한방직은 지난 12일부로 한양제이알디가 전주공장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효력을 상실했다고 최근 밝혔다. 저조한 실적과 열악한 경영사정을 이어오던 대한방직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 8월 시장에 내놓은 자산이다. 부지 크기는 약 21만6464㎡, 매각가는 2000억 원대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방직 전주공장은 전라북도에서 마지막 남은 알짜배기 땅으로 불린다. 전주 서부신시가지 개발 사업이 마무리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중심지에 위치한 전주공장 부지는 대한방직이 쥐고 있어 개발을 시도하지 못했다. 인근에는 전북도청 등 공공기관, 대규모 아파트 단지, 상업지역이 밀집해있다.
지난해 9월 10일 대한방직과 전주공장 인수 가격을 2005억 원으로 협의하고 양해각서(MOU)를 맺어 실사 등을 거쳐온 한양제이알디는 토지 용도변경을 위해 발벗고 뛰었다. 공업용지로 묶여 있는 탓에 부지를 사들인다고 해도 수익성이 나는 주택, 빌딩, 복합단지 등 건립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전주시에서는 용도변경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공장에서 근무하는 수 백명의 직원들이 있는데다, 녹지공간도 많아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지역 주민에 보다 긍정적이라고 봤다. 인근 지역에 1만 가구 규모 주택 공급이 진행 중이란 점도 용도변경에 회의적 시선을 보낸 이유 중 하나였다.
한양제이알디가 전주공장 인수를 포기한 것은 결국 전주시에서 용도변경 요청을 받아들일 기미가 보이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상업용지로 변경시 시세차익을 두 배 가까이 얻을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있었다는 점을 볼 때 용도변경시 무리한 기부채납 등을 시에서 요구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부영주택은 '금싸라기' 전주공장을 가져갈 기회를 갖게 됐지만, 이전처럼 공격적 인수 의지를 보일지는 의문시 된다. 무엇보다 부영주택은 아파트 분양 전문 기업이란 점에서 해당 부지에 신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한양제이알디가 용도변경 걸림돌로 인수 의향을 꺾었다는 점은 부영주택으로서도 변함없는 장벽이다. 전주시의 아파트 건립 불허 방침은 여전히 확고하고, 전주공장은 용도변경이 이뤄지지 않을시 당장 활용이 불가능한 부지로 남겨질 수밖에 없다.
언젠가 아파트를 건립할 수 있을 것이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주공장 부지 매입을 결정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평가다. 분양 경기가 위축되고 공급과잉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은 전주시 역시 마찬가지다. 12월 말 기준 전주시 미분양 아파트는 357가구로 전북 총 미분양(1227) 가구 중 약 30%를 차지했다.
미분양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주시 송천동 옛 35사단 부지에 1만 가구가 넘는 공동주택 공급마저 진행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인구의 폭발적 증가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공급량을 감당할 만한 수요가 당분간 일어날 것이란 기대를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용도변경이 이뤄지더라도 아파트 건축을 위한 전주공장 부지 인수는 재차 검토해봐야 할 문제로 남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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