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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證, 현대차그룹과 4400억 TRS거래 실익은 "3년물 회사채 매입한 형국"…현대차그룹과 비즈니스 확대 가능성 주목

민경문 기자공개 2016-02-18 10:21: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6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TRS 방식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은 가운데 거래 주역인 NH투자증권이 거둘 실익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4400억 원 규모의 지분 매입에 따른 수수료 수입 외에 현대·기아차와의 비즈니스 개선 방안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다만 TRS 계약 3년 뒤의 지분 처리 향방은 계속 불확실성으로 남을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5일 보유 중인 현대제철 주식 574만 5741주(4.31%)와 306만 2553주(2.30%) 등 총 880만 8294주(6.61%)를 NH투자증권에 매각했다. 이날 현대제철 주식의 종가(주당 5만 400원) 기준으로 거래규모는 4439억 원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현대제철 보유 지분은 각각 11.18%와 19.57%에서 6.87%와 17.27%로 낮아진다.

거래는 총수익스왑(Total Return Swap, TRS) 방식으로 이뤄졌다. TRS는 투자자가 보유 기초자산(현대제철)에서 발생하는 자본이득 내지 손실을 포함한 모든 현금흐름을 매도자에게 지급, 그 대가로 약정이자를 받는 거래다. NH투자증권은 지분을 자유롭게 매각할 수 있는데 적어도 계약기간(3년) 동안은 현대차그룹이 일정 수익을 보장해 주는 만큼 주가 변동에 자유로울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자칫 파킹 딜로 비춰질 수도 있었지만 현대차와 기아차가 의결권까지 포기하면서 트루세일 의지를 보였다"며 "결과적으로 그룹의 골칫덩이였던 그룹 순환출자 고리도 말끔히 해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성사된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으로 공정위는 현대차 및 기아차의 늘어난 현대제철 주식의 처분을 꾸준히 요구해 왔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NH투자증권이 사실상 3년짜리 회사채 매입과 다름없는 의사결정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3년 동안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고정 수수료 수입을 얻게 됐기 때문이다. KIS채권평가 기준 현대제철의 회사채 3년물 민평 금리는 1.97%다. 이번 거래 특성을 고려할 때 NH 투자증권은 적어도 이보다 훨씬 많은 수수료 계약에 합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과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관계 개선 가능성도 주목할 부분이다. 4400억 원이라는 대규모 자기자본투자를 감행해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해소를 도와준 만큼 그만한 보상이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각종 자금 조달 과정에서 NH투자증권의 존재감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약 10조 원의 일반회사채(SB)와 여전채(FB)를 발행한 국내 최대 이슈어다. 이 가운데 NH투자증권의 인수금액은 5350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에서 8위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1조 3650억 원), SK증권(9300억 원), 대우증권(7900억 원) 등과는 적지 않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물론 계약기간이 끝나는 3년 후에 현대제철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찍힌다. 트루세일이라는 점을 공식화한 만큼 현대차그룹이 이를 되사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외형상 잔여 지분은 오롯이 NH투자증권의 책임으로 남게 된다는 얘기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3년 뒤에는 현대차그룹과의 TRS 재계약을 포함해 여러가지 엑시트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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