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2위' 현대홈쇼핑의 전략 '해외보다 제조업' [Company Watch]한섬 인수로 '패션' 강화…백화점 상품으로 인터넷 채널 고객 잡아
장지현 기자공개 2016-02-22 08:42: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9일 07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홈쇼핑 업계에서는 현대홈쇼핑이 취급액 기준으로 CJ오쇼핑을 누르고 업계 2위에 올라서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오랫동안 이어져 오던 GS홈쇼핑과 CJ오쇼핑 양강 체제가 무너지고 'GS홈쇼핑-현대홈쇼핑-CJ오쇼핑' 3강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업계 불황 속에서도 현대홈쇼핑이 취급액을 10% 넘게 성장 시킬 수 있었던 'H몰'과 한섬, 리바트 등 '제조업 계열사' 덕분이라는 분석이다.19일 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 현대홈쇼핑, CJ오쇼핑 등 국내 홈쇼핑업체 3사의 지난해 총 취급액은 9조7570억 원으로 전년대비 2.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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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별로는 GS홈쇼핑이 3조5120억 원, 현대홈쇼핑이 3조1894억 원, CJ오쇼핑이 3조556억 원 순이었다.
특히 현대홈쇼핑은 취급액이 전년대비 10.5% 늘어나면서 업계 2위로 올라섰다. 현대홈쇼핑이 2001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업계 2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GS홈쇼핑은 1.8% 늘어나는데 그쳤고 CJ오쇼핑은 3.8% 줄면서 3위로 밀려났다.
◆한발 늦은 현대홈쇼핑 '해외시장'보다 '제조업'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각각 1995년 8월 홈쇼핑 방송을 시작했고 현대홈쇼핑은 2001년 11월에 개국했다.
경쟁사에 비해 6년이나 늦게 사업을 시작한 현대홈쇼핑의 전략은 '해외시장 진출'보다는 '제조업체 인수' 였다. 홈쇼핑 업계를 이미 선점하고 있었던 CJ오쇼핑과 GS홈쇼핑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CJ오쇼핑은 2004년 국내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동방 CJ'를 세우면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9개국(11개 법인)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GS홈쇼핑은 2009년 11월 인도 진출 후 해외 7개국에서 홈쇼핑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반면 현대홈쇼핑의 경우 다소 늦은 2011년 11월 상하이에서 처음으로 해외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현대홈쇼핑이 사업을 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 태국, 베트남 등 3개 국가뿐이다. 태국과 베트남의 경우 지난 1월에서야 방송을 시작했다.
이미 한발 늦은 현대홈쇼핑은 '제조업'에 눈을 돌렸다. 아예 제조업체를 인수해 홈쇼핑 사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2012년 여성의류제조업체 '한섬'을 인수했다. 당시 현대홈쇼핑은 4200억 원을 들여 한섬 지분 34.64%를 사들였다. 또 최근엔 렌탈사업 진출을 위해 600억 원을 들여 '현대렌탈케어' 법인을 설립했다.
현대홈쇼핑과 한섬은 지난해 9월 홈쇼핑 전용 브랜드인 '모덴(MOTHAN)'을 런칭했다. 이 밖에도 식자재 유통 급식업체 현대그린푸드와 협업해 싱글족을 타깃으로 한 가정간편식(HMR) 제작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가구제조업체 현대리바트와는 홈쇼핑에 맞는 상품 런칭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정 회장은 앞서 2010년 비전 2020선포를 통해 "M&A를 통해 환경, 금융, 건설 등의 분야에 진출해 2020년 그룹 매출 20조원, 경상이익 2조원, 현금성자산 8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룹 차원에선 2010년 현대LED인수를 시작으로 가구업체 현대리바트, 의류업체 한섬, 중소형 SO 포항종합케이블, 식품제조 업체 CNS푸드, 건설중장비업체 에버다임을 인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과거 가전업체와 물류업체 인수를 추진한 바 있어 현대홈쇼핑이 이들 제조업체 계열사와 장기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관 운영…경쟁사 대비 인터넷 취급고 감소폭 작아
현대홈쇼핑이 경쟁사에 비해 인터넷 채널의 매출 감소폭이 적었다는 점도 순위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모바일 채널 이용 고객이 늘어나고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강세로 홈쇼핑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몰' 이용 고객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GS홈쇼핑의 경우 모바일 채널 취급액은 2014년 7348억 원에서 지난해 1조552억 원으로 43.6% 증가했지만 인터넷 채널은 같은 기간 6387억 원에서 4736억 원으로 25.8% 감소했다.
CJ오쇼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모바일 채널 취급액은 6420억 원에서 7450억 원으로 16% 늘었으나 인터넷 채널은 5683억 원에서 4826억 원으로 15.1% 감소했다.
반면 현대홈쇼핑은 인터넷 쇼핑몰의 감소폭이 적은 편이다. 현대홈쇼핑의 지난해 모바일 채널 취급액은 6110억 원으로 전년대비 109.2% 늘었고 인터넷 채널은 6250억 원으로 8.5% 줄었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이 각각 25.8%, 15.1% 줄어드는 동안 현대홈쇼핑은 8.5% 감소하는 데 그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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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현대홈쇼핑이 현대H몰, 즉 현대백화점 온라인 쇼핑몰까지 함께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상품군이 있기 때문에 고객 이탈이 적었다는 의미다.
현대홈쇼핑은 2003년 인터넷쇼핑몰 Hmall을 인수합병했고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백화점관)의 프리미엄 브랜드 상품유치와 확장을 통해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측은 "백화점관이 인터넷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경쟁사 대비 단순히 인터넷 채널 매출 감소폭이 적은 것뿐만 아니라 모바일 매출, TV채널 매출의 증가폭도 크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전반적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은 현대홈쇼핑의 상품 경쟁력이 높았다는 의미"라며 "2014년부터 패션상품 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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