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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자문, 동양네트웍스 분쟁 '꽃놀이패' 베일에 가려진 투자 고수…경영권 갈등 활용 투자 전략 주목

김기정 기자공개 2016-02-23 10:17:48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9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머스트투자자문이 동양네트웍스 경영권 분쟁에서 꽃놀이패를 쥐었다. 1대 주주인 SGA그룹과 2대 주주인 KJ프리텍이 첨예한 싸움을 하고 있는 가운데 머스트투자자문이 승패를 가릴 만한 5%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돌연 공시했다. 베일 속에 가려진 머스트투자자문은 진정한 투자 고수로 정평이 난 곳이다.

◇경영권 분쟁 동양네트웍스 5% 보유 공시 '왜'?

머스트투자자문은 지난달 26일 동양네트웍스 주식 276만 9156주(5.26%)를 장내에서 매수해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동양네트웍스는 동양그룹의 금융IT와 보안솔루션을 사실상 전담했던 알짜 회사로 2013년 초까지 동양과 동양증권, 현재현 회장 등이 최대주주로 있었다. 그러나 그룹의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로 경영에 직격타를 맞았다. 2014년 초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일년 후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이후 동양네트웍스는 지난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보안솔루션 전문기업인 에스지에이(SGA)는 관계사인 SGA시스템즈와 티엔얼라이언스를 통해 지분을 매입, 지난해 7월 동양네트웍스 인수를 시도했다. 그러나 두 달 뒤 신용보증기금이 코스닥상장사인 KJ프리텍을 동양네트웍스 지분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하면서 국면이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말 SGA그룹은 동양네트웍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백기사로 내세운 KJ프리텍에 완패했다. 이기태 KJ프리텍 기타비상무이사 등 4명은 추가로 이사진에 선임됐지만 김병천 SGA시스템즈 대표 사내이사 추천 건은 상장조차 되지 않았다. 이후 경영권 분쟁은 잠잠해지는 듯했지만 유상증자에 SGA그룹과 KJ프리텍이 모두 참여하면서 갈등이 재점화됐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티엔얼라이언스, SGA, SGA솔루션즈는 동양네트웍스의 주식 24.09%를 가지고 있는 최대 주주다. KJ프리텍은 15.47%를 보유하고 있다. 둘의 격차는 8.62%포인트로 적지 않지만 5% 가량을 들고 있는 우리사주조합은 KJ프리텍에 우호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5%가 사실상 KJ프리텍의 지분이라고 본다면 양 측의 지분 차이는 4%포인트에도 못 미친다. 5%를 보유한 머스트투자자문이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물론 머스투투자자문이 단순 투자를 목적으로 주식을 샀을 수도 있다. 그러나 동양네트웍스가 현재 펀더멘털을 보고 투자할 만한 회사는 아니다. 지난해 55억 27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PBR은 1.76배인데, PER은 0.36에 불과하다.

동양네트웍스

◇베일에 가려진 투자 고수…지분 활용 방안은

머스트투자자문의 면면을 살펴보면 경영권 분쟁에서의 기회를 노리고 투자를 했다는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린다. 서울대 주식동아리 출신인 김두용 대표가 2006년 설립한 머스트투자자문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진짜 선수로 정평이 난 곳이다. 스팩 시장에서도 상당한 두각을 나타내왔다. 스팩이 시장의 외면을 받던 초기부터 발기인으로 참여하거나 거래에서의 아비트리지 기회를 노려 상당한 수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선데이토즈와의 합병으로 대박을 친 '하나머스트스팩'은 그 단적인 예다.

수탁고는 2000억 원 내외에 불과한데 순이익은 업계 상위권에 매번 든다. 비슷한 순위인 여타 자문사들의 규모가 1조 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대단하다는 의미다. 실력에 비해 수탁고가 적은 이유는 신규 자금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나 돈을 맡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투자를 원하는 고객은 1시간 가량의 면접을 봐야 한다는 후문이다. 머스트투자자문 홈페이지에 명시된 투자 대상 고객인 '현명한 고객'이다. 최소 투자 금액도 5억 원으로 꽤 높다. 기관 자금이 아닌 개인 자금이다.

철저한 베일에 가려진 곳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시장에 잘 나타나지 않고 최측근과의 만남을 제외하고는 대외활동에도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과의 인터뷰는 물론이고 접촉조차 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머스투투자자문을 머스트투자자문과 머스트홀딩스로 분할하기도 했다. 물적 분할은 자문업계에서는 상당히 보기 드문 행보다. 구은미 대표가 이끄는 홀딩스는 벤처캐피탈, 사모투자 등을 맡고 머스트투자자문은 기존 자문 및 일임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주식에서 그 외로 투자 범위를 적극 넓히려는 의도로 보인다.

동양네트웍스 주식을 활용해 차익을 남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가장떠올리기 쉬운 방안은 SGA그룹과 KJ프리텍 중 한 곳에 프리미엄을 붙여 블록딜의 형태로 주식을 파는 것이다. 둘 중 한 곳에 우호세력이 돼 실제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도 구사할 만한 선택지다.

수면 위로 드러난 머스트투자자문의 움직임도 아직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머스트투자자문이 동양네트웍스 경영권 분쟁에서의 '꽃놀이패'를 쥐고 있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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