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기관보다 개인고객이 우선...공모펀드 주력 [신영, 가치투자 외길 20년] ⑥ 공사모 비율, 6대 4 수준으로 유지

박상희 기자공개 2016-03-02 11:14:05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4일 16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운용사들의 운용 규모 늘리기 경쟁은 항상 치열하다. 운용 성과가 좋으면 투자금이 들어오고 그렇지 않으면 자금이 빠져나가는 만큼, 전체 운용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해당 운용사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과 영향력이 상승하고 수수료 수입 등 회사의 수익도 증가한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 자리를 두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벌이는 경쟁이 그런 맥락이다. 단기간에 운용 규모를 늘리기에는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일임과 소수 투자자들이 맡기는 사모펀드가 제격이다. 기관투자가의 경우 자금을 한 번 집행할 때마다 맡기는 규모가 수십~수백 억 단위기 때문에 단기간에 운용 규모가 확 늘어나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신영자산운용은 이런 외형 경쟁에 함몰되지 않고, 나름의 원칙을 세워 전체 운용 규모 비율을 조절하고 있다. 공모펀드와 사모펀드 및 일임 자금 규모를 7대 3, 혹은 6대 4의 비율로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대규모 기관 자금보다는 판매사의 리테일 창구를 통해서 들어오는 개인투자자 자금에 훨씬 더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24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의 공·사모펀드 전체 설정액 규모는 8조 6861억 원으로, 9조 원에 약간 못 미친다. 이 가운데 공모펀드 설정액 규모가 7조 3046억 원, 사모펀드 설정액은 1조 3816억 원에 그친다. 공모펀드 비중이 85%에 달한다. 공모펀드 설정액 규모는 전체 운용사 가운데 11위지만, 사모펀드 규모는 28위권으로 밀려나 있다.

신영운용 설정액
*출처: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 &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은 기관투자가 자금인 투자일임 규모도 3조 8501억 원 으로 22위권이다. 투자일임 규모가 가장 큰 삼성자산운용의 경우만 하더라도 146조 원을 상회하고, 투자 일임을 많이 유치한 다른 운용사의 경우도 규모가 수 십조 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영의 투자일임 규모는 작은 편에 속한다.

중요한 것은 사이즈 자체보다도 전체 설정액 가운데 공모와 사모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대부분의 운용사가 사모펀드 및 투자일임 규모가 훨씬 더 크다. 신영은 반대다. 일부러 공모펀드 비중을 더 높게 가져간다.

신영자산운용의 공모펀드와 사모펀드 및 투자일임의 설정액을 비교해보면 공모펀드가 7조 3046억 원으로 전체 운용규모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사모 및 일임이 5조 2317억 원으로 약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공모와 공모가 아닌 자금의 규모가 약 6대 4의 비율이다.

신영자산운용 마케팅 담당 관계자는 "공모와 사모 자금을 각각 7대 3이나 6대 4의 비율로 조절을 하고 있다"면서 "이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들이 자금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 거절한 일도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영자산운용 관계자 역시 "증권사 PB센터 같은 곳에서 소수 고액자산가 돈을 모아서 사모펀드로 만들어 운용해 달라는 요청도 많이 받지만, 회사 정책이 공모펀드 위주이기 때문에 사모펀드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성과에 따라 입출금이 빈번한 기관 자금과 달리 개인투자자 자금은 성과가 부진한 국면에서도 일정 수준의 수탁고가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 허남권 부사장(CIO)은 "신영과 오래동안 거래해 온 개인 고객들은 성과가 나빠도 믿고 기다려준다"면서 "오히려 성과가 나쁠 때 펀드에 돈을 더 넣는 고객들도 많은데, 그 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사모펀드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신영자산운용은 사모펀드 열풍에서도 한 발 물러서 있다. 이른바 '헤지펀드'로 불리는 사모펀드는 다양한 투자전략을 활용해 어떤 시장 환경에서도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저평가된 우량주에 장기투자한다는 가치투자만을 고집하는 신영의 운용 철학과는 거리가 있다.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앞으로 사모펀드 시장이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한 가지 전략이나 운용 철학에 특화된 전문 운용사는 시장에서 장기로 서바이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