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자이언츠 구하기' 300억 투자 롯데쇼핑·제과 등 7개 계열사 유증, '경영권 분쟁' 그룹 이미지 쇄신
장지현 기자공개 2016-03-02 08:25:13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9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야구단 '롯데자이언츠'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투자 규모는 300억 원으로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국내 프로야구 사정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액수다.자금은 롯데쇼핑·롯데제과 등 롯데그룹 내 주력 계열사 7곳이 십시일반으로 출자하는 방식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롯데자이언츠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3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가 각각 30%, 롯데칠성음료 20%, 한국후지필름 9%, 롯데알미늄 5%, 롯데푸드 5%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비율에 따라 롯데쇼핑·롯데제과가 각각 90억 원, 롯데칠성음료 60억 원, 한국후지빌름 27억 원, 롯데알미늄·롯데푸드가 각각 15억 원을 증자한다.
롯데자이언츠는 우선 사직구장 조명 시설 교체에 20억 원, 그라운드 흙 교체에 3억 원, 사직야구장 내 화장실 전면 리모델링 8억 원 등 총 31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선수 육성을 위해 영상 분석시스템을 도입하고, 그라운드 인조잔디 교체, 실내연습장 리모델링, 관중석 증설 등에 총 20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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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유상증자로 롯데자이언츠의 재정난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롯데자이언츠는 부채비율이 2013년 69.1%에서 2014년 101.4%로 30%포인트 이상 올랐다. 2014년 기준 매출 366억 원, 영업손실 1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자체적인 영업활동으로 재정난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말 투수 손승락 60억 원, 송승준 40억 원, 윤길현 38억 원을 들여 영입하면서 구단 재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 유상증자가 구단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구단 운영비용이 증가했고, 구장시설 개선을 위한 자금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며 "증자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구단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선 대규모 투자 결정이 경영권 분쟁으로 악화된 롯데그룹의 이미지 쇄신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는 그동안 주력 선수를 떠나보내며 팬들로부터 '짠물 구단'이란 원성을 들어야 했다. 이 시점에서 롯데의 대규모 투자 결정은 야구단 팬심을 통해 그룹 이미지를 쇄신해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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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각별한 야구 사랑도 야구단 투자 결정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사직구장을 찾아 직접 선수들을 격려하고 경기를 관람했다. 앞서 8월엔 그룹 내부 회의에서 롯데자이언츠를 직접 챙기겠다며 투자확대를 약속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지난 1991년 일본에서 당시 비인기구단이던 롯데오리온스의 사장 대행을 맡았다. 그는 팀 이름을 지바롯데마린스로 바꾸고, 미국 출신 보비 발렌타인 감독을 영입해 팀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또 이승엽, 김태균 등 한국 선수를 지바롯데 마린스에 영입하기도 했다.
한편 2014년 기준 국내 9개 프로야구단 가운데 가장 매출규모가 컸던 곳은 삼성라이온스로 511억 원을 기록했다. 한화이글스 476억 원, LG트윈스 443억 원, SK와이번스 428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두산베어스는 371억 원, 롯데자이언츠는 366억 원, NC다이노스와 기아타이거즈는 나란히 348억 원을 올렸다. 넥센히어로즈는 311억 원으로 매출규모가 가장 작았다. 영업이익을 낸 곳은 NC다이노스가 유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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