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대형 OLED 양산 나서나 LCD 경쟁력 약화 해법 '고심'… 하반기 투자 착수 가능성 고조
정호창 기자공개 2016-03-04 08:25:08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3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패널 사업 전략에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 샤프마저 중국계 자본에 넘어갈 예정이라 향후 대형 LCD 패널 사업의 경쟁력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관련 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결국 업계 맞수인 LG디스플레이가 선점하고 있는 대형 OLED 패널 사업에 본격 가세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양산 준비를 위한 투자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본 전자기업 샤프가 조만간 대만 홍하이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을 예정이다. 애플의 아이폰 위탁 제조업체로 유명한 폭스콘을 거느리고 있는 홍하이그룹은 지난달 말 샤프 이사회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는데 성공했으며, 현재 우발채무 검토 등 인수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관련 업계에선 인수계약 체결이 일시 보류되긴 했으나 샤프가 결국 홍하이그룹 품에 안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하이그룹이 샤프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LCD 패널 시장 공세는 향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최근 수년간 생산능력을 꾸준히 확대해 왔으며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글로벌 LCD 패널 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특히 홍하이그룹이 샤프가 보유한 LCD 원천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하이그룹은 폭스콘을 통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인 '이노룩스'도 보유하고 있어 샤프와 높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LCD 사업의 부진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 커진 쪽은 삼성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를 차세대 주력 제품군으로 선정해 이미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이나,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직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OLED의 시장성이 아직 떨어진다고 보고 최근까지 LCD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삼성그룹 역시 샤프 인수를 신중히 검토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에 성공한다면 샤프가 보유한 고수율의 10세대 패널 공장을 활용해 LCD 사업 경쟁력을 당분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샤프 인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패널 전략도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10세대 이상의 대형 패널 설비를 신설해 대응에 나설 수도 있지만, 높은 초기 투자비와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 등을 감안하면 투자효과를 거두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결국 LG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차세대 대형 패널사업의 중심을 OLED에 두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OLED의 제품성이 높은 것이 사실인데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중심축 역시 서서히 OLED쪽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삼성이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양산방식에 대한 내부검토를 끝내고 하반기부터 대형 OLED 패널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생산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 등을 감안해 기존 8세대 LCD 생산라인을 활용해 화이트OLED(WOLED) 방식의 패널 양산 준비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시장의 중심이 OLED로 이동 중인 추세를 감안하면 삼성이 계속 LCD를 고집하며 OLED 양산 준비를 미룰 순 없을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나 2018년 상용화를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대형 OLED 패널 설비투자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양산 방식을 결정하는데 있어 LG디스플레이가 선점한 특허를 피하면서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과제이며, 자칫하면 LG가 선점한 OLED 시장의 파이를 키워줘 경쟁자의 입지를 높여줄 수 있다는 점 등이 삼성 입장에선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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