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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그룹, 제주 개발사업 벼랑끝 투자 2000억 물린 세인트포 3000억 수혈 결단, 정상화 실패시 회수 불가능

박창현 기자공개 2016-03-09 08:28:4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8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그룹이 제주 세인트포 골프장 살리기에 올인한다. 이미 수 천억 원을 물린 상황에서 경영 정상화 실패시 사실상 자금 회수 기회가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적인 채무 상환이 시작됨에 따라 정상화를 위한 신규 자금 수혈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회생 계획이 틀어지면 제주세인트포 골프장은 최악의 경우 파산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한라그룹 지주사인 한라홀딩스는 최근 이사회에서 골프장 운영업체 ㈜에니스 인수를 위한 투자 안건을 승인했다. ㈜에니스는 신공항에 인접한 제주도 동북부 구좌읍 김녕리 소재 세인트포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근 430만m2(약 130만 평) 규모의 보유 부지 개발 사업도 맡고 있다.

한라홀딩스는 제주 개발 사업을 위해 13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시공 능력을 갖춘 ㈜한라도 800억 원을 출자한다. 인수를 위해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인수금융 900억 원까지 포함하면 총 투입금액만 3000억 원에 달한다. 한라그룹은 자산 가치와 개발 가치를 고려해 투자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제주 세인트포 골프장이 제주신공항 예정지와 근접해 있어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는 한라그룹이 미수금 손실 확정 위험성을 낮추고 마지막 채권 회수 기회를 잡기 위해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제주는 한라그룹에게 눈물의 땅이다. ㈜한라는 세인트포 골프장 시공을 맡아 2007년 공사를 마무리 짓는다. 프리미엄 골프장을 지향하면서 당시 막대한 공사비를 투입했다. 하지만 이후 제주도 골프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데다 글로벌 재정 위기 여파로 경기 침체 악재까지 겹치면서 세인트포 골프장도 직격탄을 맞는다. 결국 수 년간 적자가 누적되면서 ㈜에니스는 2014년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시공을 맡았던 ㈜한라의 피해가 가장 컸다. ㈜한라는 공사 미수금과 지급 보증 채무를 포함해 총 2128억 원을 물렸다. 회생 계획안에 따라 일부 출자전환과 채무 변제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1600억 원이 넘는 채권을 갖고 있다.

㈜한라는 채권 회수를 위해 ㈜에니스 핵심 자산인 제주 세인트포 골프장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가격 이견 탓에 거래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채무 변제를 위한 매각가 마지노선이 설정된 탓에 가격 협의 자체가 어려운 구조였다는 후문이다.

매매 협상이 지연되면서 한라도 다급해졌다. ㈜에니스는 법원 회생계획안에 따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회생 채무 상환에 나서야 했다. ㈜에니스가 갚아야 할 총 회생채무와 이자는 약 36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세인트포 골프장 실적으로는 자금 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 최근 2년 간 세인트포 골프장은 영업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에니스가 궁지에 몰리자 결국 최대 채권자이자 최대 주주인 ㈜한라가 총대를 메고 신규 자금 수혈 결단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회생계획이 어그러질 경우, 세인트포 골프장은 파산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파산을 피한다고 하더라도 채권자간 갈등으로 인해 사업 정상화는 더욱 늦춰질 수 밖에 없다. 1700억 원(출자전환+조정후 채권)을 온전히 날릴 상황에 직면하자 한라그룹이 다시 30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수혈하는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라그룹 입장에선 신규 자금 수혈없이 외부 매각을 통해 채무를 변제받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을 것"이라며 "사실상 다시 한번 투자 위험을 감수하고 제주 골프장에 발을 들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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