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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유증, 단기 유동성엔 도움..신용개선 '글쎄' 계열사 지원 부담 여전…증자 성공 가능성도 불확실

김병윤 기자공개 2016-04-06 13:13:08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5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이 1년 반 만에 유상증자에 나선다. 한진칼은 증자의 목적을 차입금 상환으로 못을 박고 확대 해석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계열사 지원용이었던 2014년 유상증자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한진칼은 최근 신용등급이 BBB급으로 추락해 사실상 회사채 발행이 어렵게 됐다. 유상증자를 통해 올해 만기 도래 차입금을 상환하고 이자비용을 아끼려는 것이라는 설명.

업계는 단기 차입금 위주의 상환에 나설 경우 재무구조에 어느정도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진칼 신용등급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대한항공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이번 유상증자가 실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무이자 자금 조달·만기 장기화 효과 '긍정적'

일단 중요한 것은 유상증자의 성공 여부다. 성공의 가장 큰 걸림돌은 늘어난 계열 지원 부담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신용도다. 이같은 난제는 현재 주가에도 반영돼 있다. 현재 주가는 전년 대비 반토막 난 상태다. 계열 지원 부담을 떠안은 한진칼이 주당 이익 희석 효과를 불러일을킬 수 있는 유상증자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진칼은 지난 4일 약 105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다.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약 640만 주다.

한진칼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차입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라며 "현재 한진칼 재무 상황을 봤을 때 이자 비용도 부담이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차입금을 상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칼의 유동화 부채 규모는 약 3662억 원 정도다.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된 자금은 900억 원 규모 단기차입금 상환에 우선적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외부 차입이 아닌 유상증자로 자금을 차입해 단기차입금을 상환하는 것은 신용도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이자비용을 그만큼 경감시킬 수 있고, 만기 구조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한진칼의 재무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진칼 상황에 비춰봤을 때, 자금 조달 방법은 유상증자가 가장 현실적"이라며 "하지만 유상증자도 주주의 주당 이익을 희석시키는 등 주주에 부담을 지울 수 있기 때문에 규모나 횟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진칼

◇신용도·주가 추락세…유증 성공 '불확실'

한진칼의 주주 구성을 보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해 한진그룹 오너(owner) 일가와 그 관계자들이 지분율 29.8%를 보유하고 있다. 즉, 오너 일가가 1050억 원 중 315억 원 정도 배정되게 된다. 그 외 KB자산운용(지분율 10.28%)과 국민연금공단(지분율 9.83%) 등 기관들이 25%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약 262억 원을 배정받게 된다.

일단 오너 일가의 유상증자 참여 가능성은 높다. 관건은 기관투자자와 일반 투자자의 참여 여부다. 또 실권주가 발생했을 때 일반 공모의 성공도 단언하기 힘들다. 유상증자 성공에 가장 발목을 잡는 요소는 계열사 지원 부담이다. 특히 한진칼의 신용등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한항공의 계열 지원 부담은 한진칼 신용도에 그대로 반영된다.

실제로 한신평은 지난달 연대보증을 제공한 대한항공의 신용도 하락을 반영해 한진칼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한 노치(notch) 낮췄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다. 앞서 NICE신용평가 역시 같은 사유로 한진칼의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변경했다.

계열사 지원 부담은 한진칼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2013년 9월 한진칼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할 당시 한진칼 주가는 당시 1만 원 대였다. 주가는 지난해 4월 3만 8000원 선까지 올랐지만, 현재 주가는 1만 8000~1만 9000원 대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칼이 이번 유상증자 자금을 통해 단기차입금을 상환하는 건 크레딧 관점에서 어느정도 긍정적이지만, 유상증자가 성공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라며 "크레딧 관점이나 주주 관점에서 사업 비전과 재무 건전성이 가장 중요한데, 최근 한진그룹 상황을 봤을 때 유상증자를 감안하더라도 부정적 전망이 더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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