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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P들, M&A 전용펀드 출자 놓고 '저울질' VC, 올해 특화분야 신설 기대감↑...VC·PE부문 나눠 GP선정할듯

김나영 기자공개 2016-04-08 08:24:25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6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업계의 주요 유한책임출자자(LP)들의 출자계획 윤곽이 드러나면서 LP들의 인수·합병(M&A) 전용펀드 출자 여부에 대해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미 M&A펀드 출자계획을 공언한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을 필두로 어떤 LP들이 출자할 것인지가 관심사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6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몇몇 앵커 LP의 출자계획에는 이미 M&A펀드가 확정돼 있다. 대표적으로 산은이 출자를 확정했으며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옛 성장사다리펀드, 이하 성장금융)도 이변이 없는 한 벤처캐피탈에 대한 M&A펀드 출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한국IT펀드(KIF)는 아직 M&A펀드 분야 신설을 두고 고민 중이다. 국민연금공단(NPS)의 경우 분야를 확정하지 않는 출자가 대부분이라 논외라는 분위기다.

산은의 경우 사모투자(PE)가 아닌 벤처투자(VC) 부문의 M&A펀드 출자는 처음이다. 산은이 말하는 성장기업 M&A펀드는 지난달 31일 밝힌 올해 출자계획에도 드러나 있다. 산은 관계자들에 따르면 세부사항은 아직 논의 중이지만 VC 부문에 대한 출자는 확정된 상태다. 여기에 중기특화증권사 등은 벤처캐피탈과 별개의 리그를 설립해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지난해 M&A 건수가 전년대비 늘어나면서 해마다 M&A 딜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시장에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간다는 판단 하에 PE가 아닌 VC 부문에도 출자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M&A의 경우 바이아웃 딜 위주로 흘러가다보니 그간 VC보다는 PE에 유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VC에도 물꼬를 터 줌으로써 M&A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운용사들을 키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성장금융은 벤처투자 부문의 M&A펀드 출자 경험을 갖고 있다. 성장금융은 앞서 성장사다리 시절인 2014년과 2015년 2개년에 걸쳐 M&A펀드 운용사를 모집했다. 1차인 2014년에는 PE 위주로 흘러갔지만 2차인 2015년에는 VC와 PE를 나눠 선정했다. 성장금융 관계자들에 의하면 올해 3차 출자계획은 논의 단계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형태로 출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M&A펀드는 옛 성장사다리 특성상 중소·중견기업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출자했었던 것"이라며 "실제 투자 집행을 보니 중소·중견이 아닌 대형 딜 위주로 흘러가 2차년도부터는 VC와 PE를 나눠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3차년도에도 중소 규모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큰 틀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매수자로서 거래에 참여하는 전략적투자자(SI)가 거래대상을 정말 필요로 하는지도 눈여겨볼 것"이라고 말했다.

KIF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M&A펀드 분야를 신설해 출자할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 중이다. KIF는 지난해 M&A펀드 출자를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당시 KIF의 출자금액이 예상보다 많지 않았던 상황에서 새 분야가 추가되면 출자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출자를 접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회수시장 활성화에 대한 정책적인 주문이 커져가면서 올해는 M&A펀드를 분야로 지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KIF 관계자는 "해마다 달라지는 특화펀드에서는 올해 M&A펀드 신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시장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현 상황을 새로 파악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M&A펀드에 대한 출자가 없었던 만큼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KIF 특성상 투자운영위원회 등 논의해야 할 곳이 많아 세부적인 출자계획은 이달 논의를 거쳐 다음 달까지는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자를 기다리고 있는 위탁운용사(GP)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대부분은 회수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바라본 M&A펀드의 순기능을 반기는 눈치다. 다만 PE들이 독식해오던 시장이라는 선입견이 남아 있어 아직까지 벤처캐피탈의 역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PE 부문이 강한 일부 벤처캐피탈은 오히려 이 점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제안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 LP들이 앞다퉈 출자해 펀드가 결성된 이후 실제 취급할 만한 딜이 함께 늘어날 것인지도 문제다. 의미 있고 유효한 딜을 찾아내는 것이 아닌 단순 투자금 소진을 위한 투자가 이뤄질 공산도 있기 때문이다. M&A 대상도 일반 제조업보다 모바일 정보통신기술(ICT),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등이 확률적으로 높은데 이에 대한 밸류에이션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각 LP들의 M&A펀드 출자가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 운용사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일부 LP에서 VC와 PE 부문을 나눠서 간다면 벤처캐피탈들도 충분히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M&A펀드 역시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한 출자가 아니겠느냐"며 "출자가 거듭되다 보면 역기능을 줄이고 순기능을 늘리는 등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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