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4월 15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6년만의 도전이다. 5년차 신생 벤처캐피탈 DSC인베스트먼트가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DSC인베스트먼트의 상장이 성공한다면 2000년 이후 명맥이 끊긴 벤처캐피탈의 상장 레이스가 재점화되는 셈이다.현재까지 국내에서 설립된 벤처캐피탈의 수는 250여 개다. 그 가운데 140여 개가 라이선스를 반납했거나 개점 휴업 중이다. 이를 제외하고 현재 사업을 영위 중인 벤처캐피탈 가운데 상장사는 단 7개에 불과하다. 벤처캐피탈은 그간 상장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든든한 모회사나 자금력을 갖춘 투자자에게 출자받아 설립된 경우가 대다수다 보니 주주가치가 희석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최근 베테랑 심사역들의 홀로서기가 줄을 이으며 일종의 '독립계' 벤처캐피탈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탈은 일반적으로 창업투자회사와 신기술금융사, 두 축으로 나뉜다. 하지만 50억 원의 자본금 만으로는 벤처캐피탈의 전문화와 대형화에 한계가 따른다.
벤처캐피탈은 펀드 결성마다 일정 수준의 GP커밋(업무집행조합원 의무출자)을 출자해야 한다. 보통 3~5% 수준이다. 한마디로 1000억 원 이상의 운용자산(AUM)을 쌓으면 단순 자본금만으로는 더이상 펀딩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또한 벤처 투자는 보통 기업의 초기·성장 단계에 집중하다보니 펀딩·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주기가 길다. 벤처 조합의 일반적인 운용 기간도 적게는 5년, 길게는 8년에 이른다. 즉 재무적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본래 모험자본의 성격을 띤 벤처캐피탈은 대기업 중심의 기성 산업 구조를 탈피, 새로운 산업에 역동성을 불어 넣는 역할을 해야 한다.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가 실제 비즈니스로 성장하게 하는 '마중물'이 바로 벤처캐피탈이다.
그러나 취약한 재무구조로 인해 성장의 한계에 봉착한 벤처캐피탈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 결국 수익성에 매몰된 투자에 집중하거나 관리보수를 쌓기 위해 전문성과는 동떨어진 펀드 운용에 매달리게 된다. 때론 자금줄을 쥐고 있는 모회사나 대주주와의 이해관계에 휘둘리기도 한다.
DSC인베스트먼트의 상장 도전은 운용사로서의 역량과 비전을 시장에서 검증받아 재무 안정성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벤처캐피탈의 새로운 모델을 그려나가고 있는 그들의 도전이 반갑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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