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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영업적자 탈피 A0 방어까진 역부족? [Credit Outlook 점검]이란 철도청 사업 수주…1분기 소폭 '흑자 전환'

배지원 기자공개 2016-05-17 08:14:00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2일 1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2월, 국내 신용평가 3사는 현대로템 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부정적' 전망도 부여해 추가 등급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요 사업부문의 부진한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적다는 점을 반영했서다. 과거 A급 회사채 시장에서 빅이슈어로 통했던 현대로템이지만 신용도가 떨어지면서 공모채 발행에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다만 올해 1분기 실적이 다시 흑자로 돌아서면서 한시름 덜었다. 지난해 실적은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올해 계약금 이슈가 일부 해결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2004년부터 이어진 이란 철도청과의 인연으로 최근 36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한 점도 현대로템에게는 한줄기 빛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의 지속성과 재무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2016년 정기신용평가에서 A0 방어에 성공한다 해도 지속적인 신용등급 하향 압박에 시달릴 공산도 크다.

◇철도·플랜트 부문 수익성 부진 지속..미청구공사도 누적

지난해 현대로템은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각각 1929억 원과 3045억 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됐다.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철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해 수주 실적이 부진했다. 방산차량 등을 제작하는 중기부문, 제철·자동차 생산설비 등을 제작하는 플랜트 부문도 부진했다.

당시 서호익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최근 철도·플랜트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또한 미청구공사 누적으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약화되고 있는 점도 반영해 등급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로템

현대로템의 미청구공사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2013년 1조 3846억 원이었던 현대로템의 미청구공사는 2014년 1조 6172억 원, 지난해 1조 8373억 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신용평가사들은 현대로템의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를 근거로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조정하면서 등급 전망까지 모두 '부정적'을 부여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손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거액의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본감소로 부채비율이 상당폭 상승하는 등 재무안정성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재무구조 개선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현대로템은 3사가 제시한 하향트리거를 일부 이미 충족시키기도 했다. 한신평 기준으로 EBITDA마진(4% 미만), 조정부채비율(140%) 모두 등급 하락 기준까지 떨어졌다. 당시 EBITDA마진은 2.8%, 조정부채비율은 201%였다.

◇올해 1분기 '흑자전환'…신용도 회복 숨통 트이나

현대로템은 지난해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지만 올해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2일 현대로템은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흑자전환 한 308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약 7241억 원으로 3.6%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15억 6100만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수익성의 발목을 잡던 철도부문의 계약금액 이슈가 마무리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 4일 현대로템은 이란 철도청과 디젤열차 150량을 공급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란 철도청은 약 2억 6000만 달러(약 3589억 원)에 현대로템이 생산하는 디젤열차 150량을 구매한다. 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의 10.8%에 해당하는 규모다. 정식 계약은 7월 중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의 계기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로템은 이란 철도청 산하 공기업인 RAJA사에 디젤열차 150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07년 말 공급도 시작했다. 하지만 2010년 대(對)이란 경제 제재로 인해 사업이 중단됐다.

현대로템 측은 "제재 기간에도 지속적으로 협조한 것에 대해 이란 철도청이 차량 구매에 대한 수의계약으로 보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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