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롱비치 터미널 두고 `고민중` 전략 자산 가치 높아‥매각 대신 유동화 구조짤 듯
김일문 기자공개 2016-05-26 09:16:51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3일 14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롱비치 터미널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채권단 자율협약 개시 이후 강도높은 구조조정 작업에 나서기로 한 만큼 매각 가능성이 열려 있으나 전략 자산이라는 점 때문에 매각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한진해운은 이달 초 채권단 100% 동의로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간 상태다. 이후 한진해운은 용선료 인하와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 롱비치 터미널도 매각 대상에 포함돼 있다. 한진해운의 롱비치 터미날은 캘리포니아주(州)에 위치한 곳으로 회사가 보유한 터미널 중 가장 규모가 큰 자산에 속한다.
문제는 롱비치 터미널이 전략적 가치가 상당해 단순 매각하기 아까운 자산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한진해운의 롱비치 터미널은 미국 전체 서부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담당할 만큼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대미 수출이 많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잃기 아까운 자산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미국 본토에 대규모 터미널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미국과의 교역량이 많은 한국 입장에서는 전략적 자산임에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진해운은 롱비치 터미널의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경영권을 포함해 진성 매각(True Sale)을 추진할 경우 최소 3억 달러를 웃도는 가격으로 팔 수 있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한번 팔면 다시 되찾기 어려운 자산이라는 점에서 한진해운의 고민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자율협약중인 회사의 사정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자산 매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국가적 손실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한진해운은 롱비치 터미널의 지분 유동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진성 매각 보다는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통한 자금 확보 등이 거론된다.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은 FI 등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롱비치 터미널을 매각하고, 한진해운이 매각 대금의 일부를 이 SPC에 일부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하는 방법이다.
이같은 방식의 구조가 현실화 될 경우 한진해운은 롱비치 터미널을 팔지 않고도 일정 부분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터미널의 운영권 역시 제3자가 아닌 한진해운이 계속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이후 회사 사정이 나아지면 한진해운은 SPC에 참여한 FI들에게 이 지분을 되사올 수도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용선료 협상이 지연되거나 구조조정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채권단도 한진해운에 롱비치 터미널 진성 매각에 대한 압박을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롱비치 터미널은 회사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쉽게 잃어버려서는 안되는 자산임에 분명하다"며 "헐값 매각 가능성도 있어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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