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바닥' 한진해운, 두달 버티기 사활 영업활동 둔화 실질잔고 '마이너스', 부동산 매각 등 한계 봉착
윤동희 기자공개 2016-05-19 09:30:00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8일 18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오는 7월까지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채권단이 채무상환 유예를 해줬지만 그 사이 발생할 영업자금 부족까지는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라 현금 축적에 비상이 걸렸다.한진해운의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731억 원이다. 이중 유·무형자산 처분이익 효과를 제외하면 잔고는 마이너스로 돌아선다. 영업, 투자, 재무활동을 할 만한 현금이 크게 부족하다는 의미다. 지난해까지는 이 정도로 곳간이 비지 않았지만 올 들어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에 채권단이 해줄 수 있는 조치는 7월까지 채무상환을 유예하는 것이다"며 "그 사이 영업활동 차질로 디폴트가 날 경우 별도로 채권단이 지원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순수 영업활동으로 적자가 불어나고 있다.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1분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마이너스 1239억 원이다. 영업활동 과정에서 오히려 현금이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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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1분기 동안 한진해운은 828억 원의 매출총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 5756억 원이었고, 매출원가가 1조 6574억 원으로 더 높았다. 1분기 용선료가 5945억 원, 운항·화물변동비가 7397억 원에 달했다. 이 두 항목이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로 압도적이다. 용선료와 운항비 등은 급여 동결과 같은 조치를 통해 한진해운이 당장 자체적으로 절약할 수 있는 성격의 비용이 아니다.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신청으로 오는 8월 4일까지 채무상환 유예조치를 받았다. 7월까지는 이자나 차입금 상환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같은 의미로 차입금을 늘리거나 사채를 발행하는 등의 재무활동 기능도 함께 정지됐다. 1분기에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합친 1조 6985억 원의 비용이 발생했는데 앞으로 약 3개월 동안 오로지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 정도의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얘기다.
결국 매출 자체가 늘지 않으면 계속해서 현금을 잠식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산 매각을 통해 겨우 부족한 현금을 메우고 있는 처지다. 한진해운이 최근 3주 간 부동산, 상표권 등 매각으로 2357억 원을 마련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한진해운은 이달 들어 에이치라인해운 주식회사 지분을 340억 원, 보유 선박을 444억 원에 매각했다. 같은 날 일본 도쿄도의 토지와 건물 지분을 ㈜대한항공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가격은 60억 원이다. ㈜한진칼에는 미국과 EU상표 상표권을 742억 원에, 추가로 'H로고'와 'HANJIN' 상표권 등을 오는 12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104억 원에 매각했다. 지난달에는 런던사옥을 영국 현지 부동산 투자회사에 667억 원에 매각했다.
이에 대해 한진해운은 "컨테이너 부문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운임하락과 수급 상황 등의 악화로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적자를 봤다"고 설명했다. 2분기부터는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운임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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