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벤처그룹, 계열사 솎아내기?…투자 '제자리걸음' 탱그램디자인인구소 지배력 상실…지난해 10월 이후 신규투자 0건
류 석 기자공개 2016-05-26 06:45:28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3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의 투자 전문 자회사인 케이벤처그룹(KVG)이 계열사 지분 조정에 나섰다. 상장을 앞두고 있거나, 향후 카카오와 협업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계열사에 대해서는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했지만, 그렇지 않은 계열사에 대해서는 보유 지분을 매각하거나 계열사 편입을 늦추고 있다.KVG은 지난해 1월 카카오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비전 하에 카카오가 약 1000억 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카카오 출자금 뿐 아니라 외부 자금도 유치해 매년 1000억 원 규모의 펀딩 규모를 가져가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는 신규투자 보다는 계열사 구주 거래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지금까지 신규 투자는 단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VG는 최근 탱그램디자인연구소의 지분 7.4%를 매각해, 지배력을 상실했다. KVG는 지난해 6월 약 34억 6000만 원을 투자해 탱그램 지분 51%를 취득했다. 당시 회사는 KVG의 종속기업으로 편입됐으나, 이번 지분 매각으로 인해 관계기업으로 재분류 됐다.
탱그램디자인연구소는 자체 설립한 탱그램팩토리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영역에 도전하고 있는 업체다. 지난해 9월 LED 전구를 이용해 줄을 넘을 때마다 횟수를 눈앞에 가상현실처럼 보여주는 줄넘기 '스마트로프'를 출시했다.
탱그램디자인연구소는 실제 회사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탱그램팩토리의 모회사로서 지분 67.5%를 보유하고 있다. KVG의 탱그램디자인연구소 보유 지분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면서, 탱그램팩토리에 대한 지배력도 상실됐다.
투자 당시 카카오는 KVG의 탱그램디자인연구소 인수를 통해 '사람과 사물의 연결'이라는 회사의 비전이 더욱 강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투자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 보유 지분을 매각 한 것은 잘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KVG측은 "탱그램디자인연구소쪽에서 요청이 있어서, 지분에 대한 일부 조정이 있었다"며 "탱그램디자인연구소측에서 원하는 신규투자자가 있어 지분 조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VG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카카오헤어샵'을 함께 준비 중인 뷰티 솔루션 업체 하시스의 추가 지분 매입도 미루고 있다. KVG는 투자 당시 지분 51%를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고 밝혔지만, 현재 지분 35%만 취득해 관계기업으로 분류돼 있다. 카카오헤어샵 출시 일정에 따라 추가 지분 매입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KVG는 몇몇 개열사에 한해서는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섰다. 지난 3일에는 티앤케이팩토리 지분 25%를, 9일에는 셀잇 지분 4.1%를 추가로 취득했다.
티앤케이팩토리는 2013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모바일 광고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한 모바일 광고 플랫폼 기업이다. 당시 지분 51%를 인수했으며, 카카오가 계속해서 추가 지분을 매입해 100% 자회사가 됐다. 2015년 3분기 카카오는 티앤케이팩토리 지분 75%를 KVG에 현물출자했으며, 지난 3일 KVG가 추가로 카카오가 갖고 있던 티앤케이팩토리 지분 25% 매입해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현재 티앤케이팩토리가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회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셀잇은 중고거래 전문기업으로, KVG가 설립 된 이후 처음으로 투자한 스타트업이다. 당시 약 49억 원을 투자해 지분 70%를 인수했다. 지난 9일 추가 지분 4.1%를 취득해 보유 지분율을 74.1%로 늘렸다. 셀잇은 서비스 초기 중고 디지털 기기에 한해 거래를 중개하던 것에서 벗어나 현재는 명품가방, 유모차, 각종 상품권 등으로 품목을 대폭 늘려 서비스하고 있다.
KVG는 기존 계열사 지분 조정에만 몰두하고, 신규 투자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농업 벤처기업 만나씨이에이에 100억 원을 투자한 이후 신규 투자가 답보상태다. 지난해 5월 이후 매분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활발한 투자를 통한 긍정적인 벤처 생태계 선순환 구조 조성 이라는 설립 취지에 어긋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KVG 관계자는 "회는 올해 초 지난 해 투자를 단행한 많은 회사들의 가치 및 시너지 증진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올해도 다양한 신규 투자 기회를 꾸준히 모색 중에 있으며, 조만간 성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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