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 제한적" 한기평, 5대 업종 신용등급 방향성 제시
배지원 기자공개 2016-05-26 07:50:21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4일 1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주요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구조조정 자체가 관련업체의 신용등급 변동에 직접적인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이 필요할 정도의 부진한 업황과 사업위험은 대다수의 업종에서 이미 신용평가요소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선업종은 최근 예상을 뛰어넘는 '수주절벽'을 겪고 있어 신용등급 전면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임택경 한국기업평가 기업본부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조조정 논의에 따라 시장의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어 한국기업평가의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주요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조선, 해운, 건설, 철강, 석유화학 5개 업종 기업의 신용등급 방향성을 제시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1순위…"조선업 수주절벽, 신용등급 재검토 대상"
우선 조선업종의 경우 구조조정 진행 형태보다는 사업전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수주절벽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수주환경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악화됐다"며 "구조적인 리스크 확대로 각 기업별 신용등급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2016년 들어 4월까지 탱커선 외에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신규 수주를 한 건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 6개월 동안 수주를 받지 못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자회사의 수주물량을 본사로 이관한 건을 제외하면 사실상 신규 수주는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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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사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어 수주잔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전문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추선 인도가 지연되거나 계약이 취소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리스크가 확대돼 사업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황 부진, 구조조정 진행 등 금융시장 접근성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리스크 확대는 유동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다. 김 전문위원은 "각 회사가 자산매각과 인력 구조조정 등을 포함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며 "자구책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여부는 중기 신용등급을 평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종도 조선업과 함께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꼽힌다. 하지만 해운업은 신용등급을 재조정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상선의 경우 2012년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한 이후 꾸준히 등급을 조정해왔다. 지난 4월 만기 연체 발행으로 D등급을 부여한 상태다. 한진해운도 올해 3월 정기평가와 4월 자율협약 개시 신청에 따라 수시평가를 내놓으면서 이미 등급을 B-(부정적 검토)로 조정했다.
김 전문위원은 "해운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대형 원양 컨테이너선사로 집중되고 있다"며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 벌크선사와 연근해 컨테이너선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어 기존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철강·석유화학, "구조조정 영향 크지 않아"
조선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에서는 구조조정 이슈가 신용등급 변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업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가 악화되면서 이미 다수의 건설업체 내 업체 중 절반에 가까운 곳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며 "앞으로도 워크아웃,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건설업체는 꾸준히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선 전문위원은 "2015년 주택경기가 호조를 이루면서 신규수주가 대폭 늘어났다"며 "단기간 내 구조조정의 확대 가능성은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철강업체 간에는 신용등급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포스코(AA+), 현대제철(AA), 세아베스틸(A+), 세아창원특수강(A+)은 우량한 등급을 보유한 반면 동국제강(BB, 부정적), 동부제철(CCC)은 낮은 신용도로 평정받았다.
최재헌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가동률 조정 등 기업의 자발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인다"며 "산업내 한계기업의 퇴출이나 업체들 간의 '치킨게임'으로 자연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면 선도업체들은 사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발적인 사업개편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체들의 경우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구조조정 방안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공급과잉 제품군이 테레프탈산(TPA), 카프로락탐 등으로 제품에 한정돼 있으며 이제품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임 본부장은 "일부 제품군의 구조조정 진행여부가 석유화학업체들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임 본부장은 "한국기업평가가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업체에 대한 견해는 배제돼 있다"며 "전체 산업에 대한 견해가 일반적인 시장의 시각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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