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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EV값 4.43조 추정…26% 할인시 3.15조 [적정 가격 분석]①경쟁 생보사 비교분석 결과..'데이터 충실성·LAT 제도변경' 변수 남아

윤 동 기자공개 2016-06-07 06:31: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1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리안츠생명이 단 돈 수십억원에 매각된 이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ING생명의 매각 가격도 알리안츠생명만큼 헐값이 될 지 보험업계 관심이 뜨겁다. 강화되는 보험사의 자본규제 흐름 속에서 보면 어떤 보험사도 자본확충의 의무를 피해갈 순 없고 새로운 인수자는 규제강화분만큼의 자본충당 의무를 새로 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벨의 분석 결과 ING생명은 알리안츠생명과는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사 가치평가에 널리 활용되는 EV분석 방법으로 구해 진 ING생명의 내재가치는 4조4300억원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여기에 각종 할인 요인을 감안하면 3조원 전후의 매각 가격이 책정될 여지가 있지만 알리안츠생명만큼 싼 가격에 매각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EV 4조 4300억 원 추정…자기자본 기준으로 추산

ING생명보험의 대주주이자 매각 주체인 MBK파트너스는 최근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인수후보자들은 오는 8월까지 예비실사를 통해 ING생명의 적정 가격을 산출하는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인수후보자들은 가장 먼저 ING생명의 보험 데이터를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확보의 궁극적 목적은 EV(Embedded Value;내재가치) 산출이다. EV 평가는 2009년 동양생명보험의 상장 때 공모가 산정에 활용된 이후 생보사의 주요 가치평가 방식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EV는 계약 체결 이후 현금흐름이 꾸준히 발생하는 보험사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개념이다. EV는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조정순자산가치(ANW)에 보험계약의 미래 가치를 현가로 할인한 보유계약 현재가치(PVIF)를 합해 산출된다.

내재가치의 구성

EV 산정에는 미래 투자이익률, 시장금리, 해약률, 사업비율 등 경제적·계리적 가정이 포함돼 외부에서 이를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다. 특히 ING생명은 최근 수년 동안 EV 및 그 가정에 활용될 수 있는 항목의 수치를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따로 공개하지 않았기에 더욱 그렇다. ING생명 예비 인수 후보들은 이 때문에 예비실사 등의 기회를 통해 여러 복잡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데이터의 충실도를 별도의 검정 전문가를 통해 걸러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V 산출에 필요한 정확한 데이터를 현재 단계에서 구하긴 어렵지만 꽤 설득력있는 논리로 근사값을 추정할 수는 있다.

자기자본과 조정순자산가치, 그리고 EV를 공개한 다른 보험사와의 비교를 통해 ING생명의 EV를 예측해 보는 방법이다. 조정순자산가치는 자기자본에 준비금, 무형자산 가치 등을 조정한 수치라 자기자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EV 역시 조정순자산가치가 얼마인지에 좌우돼 차이가 미미하다.

상장 생보사 EV 현황

삼성생명 등 상장 생보사 4곳의 지난해 EV는 평균적으로 자기자본의 1.04배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기준 ING생명의 자기자본은 4조 2608억 원이다. 여기에 1.04배를 적용할 경우 ING생명의 EV는 4조 4300억 원이 될 수 있다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평가다.

물론 ING생명의 데이터룸이 개방되면 보다 정확한 EV가 구해질 것이지만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게 현재까지의 보험업계 인식이다.

◇상장 보험사 주가 EV보다 낮아…일정 비율 디스카운트 예상

다만 ING생명의 매각가가 EV 수준에서 형성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 생보사들도 EV만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 생보사 EV 및 시가총액 현황

지난해 말 기준 상장 생보사 3곳(미래에셋생명은 제외)의 시가총액은 평균적으로 EV의 74%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준으로 ING생명의 지분 가치를 따져보면 3조 1500억 원이 산출된다.

이 같은 디스카운트는 지난 2013년 말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을 매입했을 때도 적용됐다. MBK파트너스는 당시 ING생명의 EV로 추정되는 2조 3000억 원에서 22%의 디스카운트를 적용해 1조 8000억 원의 가격을 매겼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내심 3조 원 이상의 매각가를 바라는 것은 ING생명의 EV 수치가 상당하기 때문"이라며 "인수후보자 간 경쟁에 따라 3조 원 이상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EV에서 일정 비율 할인을 한다해도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니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매각가격의 플러스 요인이 되고 LAT(보험부채적정성평가) 제도변경은 매각가격의 마이너스 요인이다. 실제로 데이터를 들여다보니 기존 예상과 전혀 딴판일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못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모든 보험사의 매각가격은 EV에서 출발하고 EV 산출은 가격 산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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