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손 최소 3천억, 재무·신용에 오히려 악재 [하이투자증권 매각]IB업계 "5000억 이상 받기 어려워"…유증 등 투입자금 고려, 실질손실 6000억
임정수 기자공개 2016-06-03 09:47: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2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하이투자증권을 연내 매각키로 결정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오히려 그룹 재무 개선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상장(IPO) 등 다른 재무 개선 방안을 배제하고 손실을 인식해야 하는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결정한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다.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일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을 승인받았다. 자구안에는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한 비핵심 자산 매각, 비주력 계열사 분할, 내부 구조조정 등이 포함됐다. 채권단 제출 자구안이 계획대로 이행될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은 3조 5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자체 자구 계획까지 포함할 경우 총 자구 규모는 7조 4000억 원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이 제출한 자구안 중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그룹 재무 개선에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평가 업계는 하이투자증권 매각으로 당장의 급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는 있겠지만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의 대주주는 현대중공업 손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1분기 말 현재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2%를 보유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지분의 장부가는 8261억 원으로 계상돼 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할 경우 5000억 원 이상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현대증권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 가격으로 팔렸지만, 하이투자증권은 그만한 매력이 없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매수자 입장에서 하이투자증권 경영권을 확보기 위해서는 지분 50%+1주가 필요한데 매각 대상 지분은 85.32%로 지나치게 많다"면서 "전체 지분에 대해 가치를 제대로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하이투자증권의 수익성이나 업계 내 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PBR 1배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이 업계 예상대로 5000억 원 이하 가격에서 매각될 경우 현대미포조선은 최소 3000억 원 이상을 매각 손실로 인식해야 한다.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을 연결 자회사로 두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재무상태에도 득이 될 게 없다.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매각 손실을 인식할 경우 신용도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하이투자증권에 실제로 투입한 자금을 고려하면 손실이 더 크다. 현대미포조선은 2008년 CJ투자증권(현 하이투자증권)을 7500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유상증자 과정에서 3600억원을 추가로 들였다. 실제로 하이투자증권에 투입한 돈만 1조 1100억 원 규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인 손실은 6000억 원이 넘을 수 있다"면서 "재무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데 당장의 유동성 확보를 명분으로 매각 대상에 올린 게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산의 상당부분이 부채로 채워져 있는 증권업 특성상 매각 완료 후 회계적으로 보면 연결 기준 재무지표의 개선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은 3월말 현재 총자산은 6조1695억원이다. 이중 부채는 5조4658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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